잇단 초대형IPO에 은행 자금부도 긴장…'7말8초' 경계령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원화 및 외화자금시장에서 '7말8초' 경계령이 내려졌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 대형 기업공개(IPO)가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탓이다.
21일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각 은행이 IPO 시점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넉넉하게 유지하면서 8월 초까지는 자금시장에서 원화 유동성이 빡빡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줄 잇는 대형 IPO…긴장한 은행 "원화 자금 넉넉하게"
금융시장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대형 IPO 청약이 본격화된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크래프톤은 8월 2~3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당초 4~5일 일반 청약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지난 4월의 SKIET 청약에는 약 81조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고, 이달 초 SD바이오 상장에도 약 32조 원의 자금이 쏠렸다. 카뱅이나 크래프톤 등의 공모 예정 금액이 이들 기업보다 큰 만큼 더 많은 청약 증거금이 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크래프톤의 경우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규모의 청약자금 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따라 지급준비금(지준) 등 자금 사정을 관리하는 은행 자금부도 바짝 긴장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청약이 있으면 투자자들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거나 대출을 받아 증권사 계좌로 증거금을 입금한다. 증권사는 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했다가 청약 종료 이후 미배정 금액을 투자자에 반환한다. 증권금융은 증권사가 예치한 증거금을 MMD(수시입출금통장)에 일시적으로 투자한다.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금액이 많지 않을 경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작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토로했다.
워낙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다 보니 결제 시점의 차이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금 사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여유 자금을 평상시보다 넉넉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은행의 자금부 관계자는 "은행으로 자금이 결국 돌아오기는 하지만, 일시적으로 대규모 빠져나가는 데다, 해당 자금이 언제 돌아올 것인지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최근에는 대형 IPO가 있으면 사전에 원화 자금을 여유 있게 보유하면서 대비한다"고 전했다.
증권금융의 관계자는 "초대형 IPO의 경우 증권사가 증거금을 맡기면 대부분을 다시 증권사에 대출해주는 만큼 MMD에 예치할 수 있는 자금이 많지 않다"면서 "증권사로 고객의 자금이 실제 이체되는 것은 청약 다음 날이라 증권사도 당일 증권금융에 예치할 자금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증거금이 반환되는 과정에서도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증권사가 은행에 개설한 집금계좌에서 자금이 고객 계좌로 이체되는데, 은행에서는 타행으로 어느 정도 자금이 빠져나갈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타행으로 하루에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한도가 설정되어 있는데, 대규모 IPO 시점에는 이를 늘려놓기 위해 통안채 등의 담보를 추가로 예탁기관에 제공해야 한다. 이 또한 은행의 자금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B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청약 시점과 환불 시점 두 번 다 문제가 된다"면서 "유동성을 넉넉하게 가져가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결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외환(FX)스와프도 영향…당국 역할 필요성도 제기
시중은행이 유동성 보유를 확대하면서 원화 자금시장이 빡빡해지면 외환(FX) 스와프 시장도 영향을 받는다.
외은지점 등 상시적인 원화 조달 주체는 콜이나 RP, 오버나이트 등 초단기 스와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원화 자금 상황이 좋지 않으면 초단기 스와프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1달 등 단기물 스와프포인트의 상승도 자극한다.
이달 초 SD바이오 상장 당시에도 콜 등 자금시장 금리와 초단기 스와프가 동반 급등하면서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이론가 수준까지 레벨을 높인 바 있다.
C은행의 한 딜러는 "8월 초 대형 IPO가 있을 때까지는 원화 자금시장이 스와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혼선이 반복되는 만큼 한국은행 등 자금시장 관리 당국이 대형 IPO 시점에 유동성 관리를 넉넉하게 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IPO 시점의 자금시장 불안은 결제 시차 등에 따른 일시적이 문제긴 하지만, 혼선이 되풀이되는 점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스와프 가격도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시장협의회 등을 통한 시장 참가자들의 소통이 더 원활하게 될 필요가 있고, 한은도 일정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지난주 자금시장이 불안정하자 통안계정 입찰 규모를 예정보다 줄이는 등 유동성 상황을 지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6월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IPO부터는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만큼 자금 시장 혼선도 경감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복수 증권사를 통한 경쟁적 청약이 차단되면서 증거금 규모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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