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떠나는 은성수…'코로나19' 금융대응 빛났다
경청·소통 강조…가상자산 과열엔 엄포놓기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 2019년 이후 자리를 지켜왔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약 2년 만에 사의를 표명하고 금융위원회를 떠나게 됐다.
사모펀드로 인한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위기 극복, 가계대출 관리, 가상자산시장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현안들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해결해 왔다는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후임으로는 고승범 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명됐다.
은성수 위원장은 임명 초부터 사모펀드 사태로 불거진 금융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그는 취임 이후 첫 간부회의에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으로 흔들린 금융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20% 이상 원금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는 고난도 사모펀드를 은행·보험사에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제도 개선방안 발표 이후 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신뢰를 회복하려면 금융회사들이 철저한 자기성찰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은 위원장의 리더십이 가장 돋보였던 것은 이듬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였다. 175조원+알파(@)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를 통해 코로나19로 시작된 금융위기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국제금융통'으로 불린 은 위원장이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외환위기 등을 겪어온 경험이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2월 2,200선에 머무르던 코스피는 약 한 달만인 3월 1,400선까지 떨어졌다. 당시 금융위는 6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장 안정을 위한 채권시장·증권시장안정펀드도 각각 20조·10조원 규모로 조성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등 자금지원과 일시적 유동성 부족 기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 등의 조치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기준 1·2차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총 20조8천억원(합산 기준)이, 중소·중견기업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40조2천억원이,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20조1천억원이 지원됐다. 전 금융권 전체 대출·보증 지원을 통해서는 총 357조4천억원의 자금이 지원됐다.
이러한 흐름 탓에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가장 빠른 주식시장 반등을 이뤄내기도 했다. 우리나라 증시는 올해 초 사상 최초로 '코스피 3000'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진 가계대출 관리도 주요 과제였다. 금융위는 올해 4월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상환능력보다 과도한 대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 과열된 모습을 보였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보호할 대상이냐는 점에서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며 "자기 책임하에 하는 것을 정부가 다 챙겨줄 수는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안팎으로 시장·업권에 대한 경청과 소통을 강조해 온 것도 은 위원장만의 특징이다. 취임사에서부터 경청을 강조했던 은 위원장은 당시 금융감독원장과의 2인 회의를 정례화하고, 부기관장간 회의도 내실화한 바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는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지속적인 회동을 통해 업권 의견을 사전 청취했다.
특히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인한 기존 금융권 간의 갈등이 불거지자 직접 간담회를 주재하며 업권 간에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마련된 정례 협의체가 '디지털금융 협의회'다.
그는 금융위 내부 소통 활성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던 리더다.
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별도의 보고 자료 없이 서류 없는 간부 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직원들도 보고서 작성에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자료작성을 간소화하고 구두 보고를 할 것을 권장했다.
간부회의도 매주 금요일 열어 직원들이 주말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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