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인사청문안 제출…'독립운동가' 가문 이력 눈길
증조부는 '의병장 고봉민'…건국훈장 애족장 추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청와대가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고 후보자의 증조부와 조부 모두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독특한 가족사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일 오후 국회에 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전달했다. 국회는 관련법에 따라 요청안 접수 후 20일 내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는 만큼 이달 말까지는 고 후보자의 취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고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 국제금융국,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 금융감독위원회 기획행정실장을 거쳐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 사유서에서 "금융·경제정책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서 우리나라 경제·금융 발전과 안정에 기여했다"며 "가계부채 관리, 코로나19 위기 대응, 금융혁신의 가속화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고 후보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 총괄서기관으로 실무를 총괄하면서 IMF 구조개혁 프로그램 마련 등에 일조했고 2004년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방안 도입,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 선제관리,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금융정책 전반을 이끌었다.
고승범 후보자의 아버지는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이다. 고 전 장관은 1976~1977년 재무부 재정차관보를 지내기도 했다. 당시 재무부는 금융, 조세 등을 다루던 부처로 현재 금융위의 업무와 비슷하다. 고병우 전 장관은 '혼이 있는 공무원'이라는 저서를 통해 후배 공무원들에게 소신과 신념을 강조해 왔다.
만약 고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사실상 부자(父子)가 나란히 장관직을 수행한 이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고승범 후보자의 증조부·조부는 항일 독립운동에 매진한 인사들이다.
고승범 후보자의 증조부는 전라북도 군산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고봉민 의병장이다. 고 의사는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면암 최익현 선생의 뜻에 따라 당시 낙안군수였던 임병찬 장군과 함께 의병 활동을 했다. 이듬해 항일 의거였던 '병오창의'로 최익현 선생과 임병찬 장군이 체포된 뒤에도 항일투쟁을 계속했다. 결국 1914년 일본 헌병에 체포돼 3년여의 혹독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고 의사는 1919년 3·1운동까지 앞장섰으나 병고에 시달리다 그해 6월 5일 순국했다.
정부는 고봉민 의사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출생지인 전라북도 군산시도 지난 2013년 고 의사의 업적을 기리며 그의 생가터에 충혼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고승범 후보자가 부친에게 증여받은 군산시 옥구읍 소재 대지·임야 등은 충혼비가 건립된 생가터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고승범 후보자의 조부인 고수장 전 성균관 부관장도 고봉민 의사로부터 항일정신을 물려받았다. 그는 전주고보(현 전주고 전신) 2학년 재학 중에 일본인 교장배척 운동에 참여했다가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후 신학문을 그만두고 한학 공부에 전념해 성균관 전의·부관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이날 제출된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고승범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의 재산으로 약 57억원 규모의 재산을 신고했다. 고 후보자는 1985년 8월 육군 이병으로 입대했으나 독자라는 이유로 1986년 2월 이병으로 전역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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