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내는 정은보, 검사라인 '찬밥신세'
  • 일시 : 2021-08-13 10:09:25
  • 존재감 드러내는 정은보, 검사라인 '찬밥신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은보 금감원장이 재신임을 묻겠다며 임원 전원에게 요구한 사표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검사 라인의 교체다.

    금융사들과 전쟁을 마다치 않던 전임 원장의 색깔 지우기라지만, 그립이 센 정 원장의 조직 장악은 취임과 동시에 시작됐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정 원장은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급 10명 등 임원 14명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감사를 제외한 임원 전원이 대상이었다.

    대다수 임원은 예상 가능했던 행보라며 사표를 제출했다. 물론 반감을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관행이라고 하기엔 정 원장의 사표 제출 요구는 예상보다 빨랐다. 일부 임원의 임기가 내년 3월 도래하는 데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을 앞둔 정권 말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고려되지 않아서다.

    아직 여야 합의조차 진행되지 않았지만 통상 국정감사가 10월에 진행됨을 생각하면 정 원장이 대대적인 인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윤석헌 전 원장 시절 두각을 드러냈던 소수의 임원만 교체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정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감독 기관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재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전 원장 시절 이루어진 감독·검사 업무의 방향이 잘못됐음을 지적한 셈이다.

    특히 정 원장은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을 언급하며 과거 검사·제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는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금감원의 제재에 불복, 소송을 제기한 금융회사가 제기했던 문제의식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다소 공격적인 취임사를 통해 정 원장은 자신이 향할 방향을 명확히 드러냈다. 금융감독의 본분은 지원이라며 금융회사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강조한 그는 줄곧 시장 친화적인 자신의 색깔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금감원 안팎에선 정 원장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조직 내 검사 라인이 찬밥 신세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금감원 내 검사 라인은 직원들의 선호가 가장 큰 분야였다. 권한만큼 책임도 크지만, 조직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 로펌이나 금융회사 등 금감원 퇴직자를 영입하려는 과정에서도 가장 먼저 러브콜을 받는 인사는 검사 업무를 해 본 사람들이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 감사 이후 검사국을 바라보는 조직 내 시선이 달라졌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검사국도 원장이 제시한 방향성대로 맡은 업무를 하는 것뿐"이라며 "하지만 책임은 실무자가 진다. 밖에선 금융회사에 칼을 휘두르는 막강한 곳으로 생각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신입 직원들에겐 검사국을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있다"고 토로했다.

    정 원장의 '찍어내기'식 인사에 대한 우려도 크다. 원장에 따라 달라지는 업무 방향에 직원들만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다.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중립성조차 보장되지 않는 인사라면 누가 감독과 검사 업무를 할 수 있겠느냔 얘기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와 감독의 방향성에 대한 조정은 필요하지만, 특정 인사에 대해 찍어내기는 조직 분열만 만들 뿐"이라며 "로열티를 갖고 일한 이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척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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