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정상화 시동] 번번이 꺾였던 '매주열' 날개…이번엔 다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이 금리 정상화의 첫발을 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단기간 사상 최저수준으로 금리를 낮춘 지 15개월 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부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이례적일 만큼 명확한 어조로 금리 정상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향후 한은의 행보에 국내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26일 한은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0.75%로 결정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에도 성장 및 물가 지표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경기 둔화 우려가 제한된 가운데 가계부채는 급증세가 지속되는 등 금융 불균형 위험이 점차 확대된 점이 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위드 코로나' 논의가 나오며 변수로서의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드는 가운데 백신 1차 접종률이 50%를 넘고 수급 개선에 점차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 것이란 점도 인상을 미루는 것보다 올릴 수 있을 때 올리자는 인식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기준금리가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강하게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지가 중요해졌다.
◇이주열 총재, 취임 초기부터 한결같은 매파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매파적 성향은 지난 2014년 4월 첫 번째 총재직에 부임할 당시에도 엿볼 수 있다.
취임 당시 이 총재는 첫 금통위에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생기면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는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암시했다. 저물가는 공급측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첫 금리 변경은 인하(2014년 8월)였다. 깜빡이를 켜 놓고 운전대는 반대로 돌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에도 이 총재는 대체로 매파적 성향을 견지했지만, 금리 인상은 쉽지 않았다. 이 총재는 재임 기간 직전 금통위까지 금리를 총 9번 인하한 반면 금리 인상은 2번에 그쳤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태가 터지면서 경제지표가 악화하자 한은은 경제 주체의 심리 위축 장기화를 우려하며 선제적 경기 대응을 명분으로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후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두 차례, 2016년에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에서 한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16년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디커플링 우려가 커진 가운데 치솟는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고려해 2017년 말에 이 총재 부임 후 첫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가능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슈 등으로 첫 금리 인상 후 1년이나 지난 뒤인 2018년 말에 두 번째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2019년에는 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기도 하는 등 3월과 5월 두 차례 금리 결정으로 75bp 인하를 단행했다.
매파 성향에도 잇따른 위기에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된다.
◇독해진 '매'주열…결 다른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
그러나 최근 이 총재는 과도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며 정상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년 3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퇴임 전까지 유례없는 초저금리 상황을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터지며 한은이 뒤로 물러설 것이란 전망이 강했던 지난 7월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 방침을 견지했고, 8월 결국 인상을 단행했다. 대내외의 악재가 터지면 물러섰던 이전의 행보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제반 여건도 이 총재에게 나쁘지 않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위드 코로나'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그동안의 학습효과 등으로 코로나19의 시장 변수로서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국의 경기 고점 논란도 여전하지만, 2분기 성장세가 기존 경로를 이어가는 점이 확인됐고 물가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금리 인상을 여전히 지지하는 모양새다.
특히, 집값 상승 및 가계부채 점증 등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도 통화 긴축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허정인 KTB증권 연구원은 "어느 정도 펀더멘털 회복을 확인하면서 지금은 차후 정책 여력 확보를 준비할 타이밍"이라며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다 보면 자산시장의 통화정책 의존도가 강하게 고착돼 정상화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상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여러모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