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DLF소송 먼저 웃었다…라임 징계수위 낮아질까
  • 일시 : 2021-08-27 15:09:24
  • 손태승, DLF소송 먼저 웃었다…라임 징계수위 낮아질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한 중징계 수위도 낮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27일 손태승 회장이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등 중징계 취소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1심 판결은 당초 20일 예정이었으나 한 주 연기됐다.

    ◇ 재판부 "내부통제기준 등 '준수의무' 위반 제재 근거 없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DLF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물어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손 회장은 지난 3월에 문책경고 등 중징계와 관련한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손 회장은 가처분신청에서도 한 차례 승소했다.

    현재 지배구조법령은 금융기관에게 내부통제의 기준이 되는 내부규정을 마련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날 쟁점은 내부통제와 관련해 은행 내부규정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내용이 흠결돼 있는지 여부였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경영진이 내부통제기준을 실효성 있게 마련하지 않았고, 이에 DLF 상품의 불완전판매가 초래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해 손 회장은 해당 조항을 징계 근거로 삼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들에 대한 제재조치 사유 5개 중 4개 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의 제재는 그대로 유지될 수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손 회장에 대한 금감원의 중징계 처분 사유 5가지 중 4가지는 금감원이 잘못된 법리를 적용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의 해석·적용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봤다. 현행법상 내부통제 기준 등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해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금감원이 법령상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처분 사유를 구성했기에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피고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된 처분사유의 한도에서 원고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제재 관련 재량권 행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내부통제기준에 포함해야 할 '금융상품 선정절차'를 실질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위법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형식적으로는 상품선정위원회를 마련했으나 실질적으로는 9명의 위원에게 의결 결과를 통지하는 절차조차 마련하지 않는 등 내부통제 절차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최소한의 정보유통 절차를 흠결했다"고 지적했다.

    ◇ '내부통제' 제재 근거 힘 빠져…라임 중징계 감경될까

    재판부가 내부통제 준수의무 위반을 이유로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향후 사모펀드 관련 제재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DLF 외에도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지난 4월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아직 라임펀드와 관련한 우리은행의 부문검사 제재안을 의결하지 않은 상황이다. 당시 금감원의 제재 근거 역시 내부통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의 영향으로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의) 1심 판결 결과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손 회장의 경우 약 2년여간 이어진 사모펀드 관련 리스크를 일정 부분 털어냄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체제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최소 3년 이상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지만, 이러한 부담에서 벗어났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약 2년간 손 회장이 엮여 있던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것만 해도 큰 성과일 것"이라며 "아직 2심 등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길게는 장기적인 경영체제까지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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