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 달러화, 연내 테이퍼링 전망에도 하락…파월, 긴축과 선긋기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의 연내 가시화에도 되레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테이퍼링에도 서둘러 긴축에 나서지는 않겠다고 강조하면서다. 파월이 테이퍼링 일정을 제시했지만 긴축발작(taper tantrum)은 커녕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달러화 하락을 이끌었다.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과 별개라는 메시지를 강화하는 등 파월이 시장과 소통에 성공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82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030엔보다 0.209엔(0.19%)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96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548달러보다 0.00417달러(0.35%)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54엔을 기록, 전장 129.33엔보다 0.21엔(0.1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3.042보다 0.39% 하락한 92.676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에 화상으로 '고르지 않은 경제에서의 거시경제 정책'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연설에 나서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 시작이 기준금리 인상의 '신호탄'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금리인상은 아직 먼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연내 테이퍼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해서도 "나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처럼 경제가 기대만큼 광범위하게 발전한다면 올해 안에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각종 언론 매체에 총출동해서 시장에 테이퍼링에 대한 사전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경제는 많은 회복을 이뤘으며 고용시장도 진전하는 데 필요한 기준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보스틱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듯 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테이퍼링도 시장 혼란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이날 연준의 채권 매입이 지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빠른 테이퍼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고용시장에 더 많은 진전이 있다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날 올해 남은 기간 강한 고용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가을에 고용 시장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더 나은 지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급등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연준이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을 사용할 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전날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9월 테이퍼링 공식 발표에 대한 의견을 유지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지난주에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테이퍼링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인들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30년래 최고치 수준을 유지했다. 7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3% 증가와 같은 수준이다. 7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오르고, 전년 대비 4.2% 올랐다. 전달에는 전월대비 0.5% 오르고, 전년 대비 4.0%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오르고,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 전년 대비 상승률 3.6%는 1991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 공격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는 누그러졌다. 전날 테러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안전자산 수요가 급소환됐다. 아프간인 최소 90명과 미군 13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다.
BMO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책임자인 그레고리 앤더슨은 "이번 연설은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에 관한 일정을 잡겠다고 드디어 약속했지만 일부 매파적인 연준 관계자들의 입장을 채택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그는 "(테이퍼링) 일정표에 대해 우려했다면 축소할 것이라고 9월에 발표한다면서 이게 이 연설에는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극단적인 매파적인 기조를 바탕으로 한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스퍼렉스의 수석 트레이더인 데이비드 페트로시넬리는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이나 이자율 끌어올리기와 테이퍼링을 분명히 분리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시장도 테이퍼링의 시작이 연준 긴축 주기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망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싶어했다"면서 "그는 그것에 대해 매우 상세하고 분명하게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샤모타는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장기 긴축 궤도에 대한 기대치를 급격히 낮추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은 수익률 곡선의 중간에 망치를 떨어뜨리고 트레이더들이 외국 시장에서 수익을 찾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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