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엄포에 신용대출 주춤…이면엔 '마통' 급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달 은행권에서 취급한 신용대출규모가 10억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요는 모두 마이너스통장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초유의 '대출중단' 사태로 가계대출 규제 엄포가 먹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착시인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잔액은 140조8천94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1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 7월 1조8천억원의 증가폭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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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은 대부분 은행에서 많게는 1천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감소했다.
농협은행발 대출 중단 사태 등으로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다. 해당 수요가 모두 마이너스통장으로 몰려갔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는 총 3천24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중단조치가 이뤄지기 전인 19일 기준으로는 2천18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주새 1천건이나 증가한 셈이다.
대출중단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는 하루 200~500여건 개설되던 마이너스통장은 지난달 마지막주에 접어들면서 하루 500~1천건가량 개설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A은행의 경우 지난달 마지막 날인 31일 하루에만 1천건이 넘는 마이너스통장이 개설되며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비대면으로 쉽게 대출이 가능한 데다, 신용대출과 달리 실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이자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대출 패닉' 수요가 마이너스통장으로 몰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실제 사용한 금액만 은행 신용대출 잔액에 반영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조강화 조짐이 보이니까 일단 마이너스통장 약정부터 걸어놓은 것이 아니겠냐"며 "기본적으로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수치"라고 말했다.
5대 은행권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493조4천148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8천억원 넘게 늘었다. 다만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단으로 인한 풍선효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달리 계약을 기반으로 최소 2~3주의 여유를 두고 진행되는 대출로, 신용대출처럼 미리 끌어서 받는다는 개념의 대출이 아니다"라며 "농협에서 중단한 지 불과 1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실제 실행된 대출 잔액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조치에 따른 여파는 이르면 다음달 계수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 은행권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기업공개(IPO) 등의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요구불예금 등 은행 수신은 다시 늘어났다. 8월 기준 5대 은행이 취급한 요구불예금은 649조2천781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원 넘게 늘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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