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 달러화, ECB 채권 매입 속도 조절에 약세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속도 조절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69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280엔보다 0.586엔(0.5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825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177달러보다 0.00081달러(0.0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73엔을 기록, 전장 130.29엔보다 0.56엔(0.43%)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2.705보다 0.22% 하락한 92.503을 기록했다.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ECB가 시장이 예측한 대로 채권 매입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는 0.0%,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한계 대출금리도 0.25%로 유지했다.
ECB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대응 채권 매입 속도를 지난 2개 분기보다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PEPP의 전체 규모를 1조8천500억 유로로 유지했고 매입 시기도 "최소 2022년 3월까지", 즉 코로나 위기 단계가 끝났다고 판단될 때까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입 속도는 "이전 두 개 분기에서보다 적당히 더 완만한 속도로(Moderately Lower Pace) 순자산 매입을 유지하는 것이 더 우호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ECB는 말했다. 지난달까지 ECB는 향후 PEPP 매입 속도는 "올해 첫 몇 달보다 상당히(significantly) 높은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CB는 앞서 지난 3월 11일 이번 분기 코로나19 대응 채권 매입 속도를 올해 초 몇 달간보다 상당히 높이기로 한 뒤 6개월 만에 속도를 다시 낮추기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채권 매입 속도를 낮추는 것과 관련 "ECB가 테이퍼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PEPP를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EPP 속도 조절이 지나친 긴축 시그널로 풀이될 가능성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섰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연 1.34% 언저리에서 호가가 제시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다. 엔 캐리 수요 등의 감소로 달러-엔 환율이 109엔대로 회귀한 것으로 풀이됐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 강세를 의미한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팬데믹 이후 최저수준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지난 4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만5천명 감소한 31만명을 기록했다.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지난해 3월 14일 25만6천명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33만5천명을 밑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에 좀 더 일찍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올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여름 초에 지표가 강한 수준을 보였기 때문에 나는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쪽으로 정말로 크게 기울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음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너무 많이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9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 집행부 간부인 미셸 보우만 미 연준 이사도 경제 데이터가 예상대로 들어오면 올해 자산매입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보우만 이사는 미국 은행가협회가 주최한 GRC(Government Relations Council) 화상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물가 안정에 큰 진전을 이뤘다"며 "고용은 실질적인 추가적인 진전의 목표에 매우 가깝다"며 테이퍼링 시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TD 증권 분석가들은 "ECB는 오늘 대체로 예상했던 수순을 밟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ECB가 '적당히((Moderately)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월간 600억 유로 미만이라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JFD 그룹의 분석가인 차라람보스 피소로스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테이퍼링 결정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유로화 랠리가 강하고 장기적일지 여부는 동반한 다른 계획과 향후 계획에 대한 발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ECB) 관리들이 경기 부양책 축소를 늦추면 유로화는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글로벌 외환리서치 헤드인 스티브 잉글랜더는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4분기와 1분기의 큰 차이점은 경제와 인플레이션 파장의 범위가 훨씬 더 넓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이러한 꼬리 위험 중 하나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투자자들은 위험에서 재빨리 벗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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