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상품 솎아내기(?)…신잔액 코픽스 중단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 2019년 도입된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한 주택담보대출 등이 잇따라 중단되는 가운데 그 사유가 은행 간에 뚜렷하게 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으로 금리가 낮아지면서 금리상승기에 불리한 상품 '솎아내기'에 나섰다는 불만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전세대출·부동산 담보대출 등 가계부동산 금융상품 전체와 일부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신잔액 코픽스 적용을 오는 11월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측은 신규 코픽스 등과 비교했을 때 신잔액 코픽스의 금리가 0.1%포인트(P)가량 낮아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을 중단 이유로 설명했다.
이는 앞서 신잔액 코픽스 방식을 중단한 SC제일은행과는 사뭇 다르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신잔액 코픽스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당시 금융위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SC제일은행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이용고객이 거의 없는 금리산정방식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에서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하는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대출잔액의 1% 미만이다.
전일 신잔액 코픽스 기준 상품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KB국민은행도 SC제일은행과 유사하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차원에서 비중이 적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 상품을 중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신잔액 코픽스 방식의 대출상품 금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상품의 대출금리를 낮게 취급한 은행에서는 수요가 몰리고, 높게 취급한 은행에는 수요가 없었던 셈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상품을 중단하기 전인 지난 14일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79~3.50% 정도였다. 이는 신규 코픽스 기준상품의 대출금리인 연 2.93~3.64%보다 낮았다.
반면 국민은행은 전일 기준 신잔액 코픽스 상품 금리가 2.88~4.38%로, 신규 코픽스보다 높았다. 신규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80~4.30였다.
일부에서는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이 다소 불리한 상품을 먼저 '가지치기'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해당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해 시장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되지만 신잔액은 천천히 반영된다"며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금리가 늦게 변하면 은행 입장에선 좋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경우 전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5bp 올리면서 신잔액 코픽스 기준상품 금리가 신규 코픽스 기준상품 금리보다 낮아졌지만, 같은 날 상품 취급을 중단하면서 의미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기에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 선택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의 시장뷰에 따라서 정책적인 금리 조정을 하는 것을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한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게 되면 소비자가 다른 은행을 더 찾아봐야 한다는 점에서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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