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 긴급진단] 美·中 악재에 유독 불안한 원화환율
[※ 편집자 주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중국 헝다 사태와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약 1년만에 1,200원대에 다가서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시장의 전망과 당국 스탠스 등을 점검한 기사 3건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결국 1,180원대로 올라섰다.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 파산 위험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악재가 중첩된 영향이지만, 다른 통화에 비해 원화가 눈에 띄는 약세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의 위험회피가 극심해질 때 나타나는 국내 주식과 채권, 환의 동반 약세인 이른바 '트리플 약세' 조짐도 보이는 등 당분간 달러-원의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헝다 충격 버텼지만, 美 금리엔 항복…원화 유독 약세
2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전일 1,184.4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종가 기준으로 1,180원대에 안착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여 만에 처음이다.
달러-원은 최근 불거진 헝다 파산 위험은 소화해내는 듯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추석 연휴 기간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9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연휴 이후에는 오히려 장중 반락이 두드러지는 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 금리의 급등이라는 변수까지 겹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 국채 금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급등세다. FOMC 직후 1.3% 부근이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5%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미 금리가 뛰자 달러인덱스도 올해 들어 최고치인 93.8선을 터치하기도 하는 등 강세다.
중국발 불안이 상존하는 가운데 달러 강세도 가세하자 달러-원도 결국 1,180원 선을 넘었다.
특히 이번 달러 강세 국면에서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해서도 유독 약세인 상황이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 주말 대비 전일까지 원화는 약 0.7% 절하됐다. 이 기간 역외 위안화(CNH)는 오히려 0.04%가량 절하되는 데 그쳤다. 유로화와 호주달러 등 다른 위험통화도 절하폭도 0.2% 내외로 제한적이다.
시계를 9월 한 달로 넓히면 원화의 상대적 약세는 더 두드러진다. 원화가 2.1% 절하된 반면 CNH 절하폭은 0.1% 수준이다. 유로나 호주달러는 1% 내외 절하되는 데 그쳤다.
불안정한 대외 여건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해외투자 관련 및 다국적 대기업의 결제 등 달러 매수 수요가 꾸준한 점이 원화의 절하폭을 더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트리플 약세 조짐도…달러-원 불안 고조
헝다 사태와 미국 금리 상승 등 달러-원이 상승할 여건이지만, 원화만 유독 약세 폭이 커지면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긴장감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달러-원이 결국 1,180원대에 안착한 전일에는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하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6%, 10년물은 2.2% 위로 치솟는 등 원화 자산 전반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이른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그동안 꾸준한 외국인의 자금 유입 등 흔들림이 없었던 채권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국고채 금리의 상승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반영된 현상이기도 하지만, 전일 국채선물 시장에서의 외국인 대규모 매도 등은 불안 조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원화채권이 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기는 하지만, 위기 강도가 셀 때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현물 채권 매도 움직임은 없지만, 선물시장 투매는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국면에서 달러-원이 1,190원선도 넘어선다면 1,200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유출까지 우려할 시점은 아니라는 평가도 여전하다. 채권 시장에서 전일 외국인이 약 3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수준이 못 된다. 지난 27일 기준 외국인의 국고채 및 통안채 보유 잔고는 201조원 가량으로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 상승 및 선물 외국인 매도는 미 금리 움직임과 한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베팅이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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