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200원 돌파] 외환당국의 '침묵'은 언제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00원 빅피겨를 터치했지만, 외환 당국은 여전히 목소리를 내지 않은 채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국내외 환율 상승 재료와 더불어 그동안 외환 당국의 침묵이 환율을 지금 수준까지 끌어올린 데 일부 영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 상승 속도가 주요 통화 대비 빠르다는 지적에도 당국이 적극적인 레벨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서 환율이 지난 9월 저점 이후 이날까지 45원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1,200원대 환율에도, 외환 당국이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초만 해도 원화 약세가 가파르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9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오는 11월 테이퍼링 전망과 달러화 강세를 반영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심리적 부담에도 환율 상단 테스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외환 당국은 재료를 반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심리가 일방향으로 과도하게 쏠릴 경우에만 메시지를 내놓으며 환율 레벨을 관리해왔다.
최근 외환 당국은 지난 8월 18일 환율이 1,140원대에서 1,180원 가까이 단기간 급등하자 이를 오버슈팅으로 진단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 바 있다.
당시 환율은 장중 1,179.7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당국 우려에 하락세로 전환하며 1,168.00원으로 10원 넘게 레벨을 낮췄다.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환율 상승세는 9월 들어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중국 헝다 그룹 디폴트 우려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부담, 국제유가 상승 등을 반영하며 상승세를 재개했다.
8월 당국의 오버슈팅 진단 이후 1,154원대로 레벨을 낮췄던 달러-원 환율은 잇단 달러화 강세와 위험회피 재료에 빠르게 상승하며 약 한 달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7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시기 이후 15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날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음에도 환시 참가자들은 당국이 공격적으로 달러-원을 끌어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달러-원 환율이 주요국 통화보다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도 "국내외 리스크 요인이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온건한 수준의 발언에 그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의 환율 관련 발언도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환율 방향성에 영향을 줄 만한 발언을 꺼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1,200원을 넘어선 만큼 당국은 역외 세력 움직임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시장 변동성 확대를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이 어느 수준까지를 쏠림으로 규정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시장에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당국이 1,200원을 막으려는 의도였다면 1,190원부터 강하게 막았어야 했다"며 "당국은 시장에 자율 조정의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쏠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은 대내외 재료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불안에 환시는 한때 모든 재료를 원화 약세로 반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1,200원이라는 빅피겨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수준은 맞지만, 최근 글로벌 가격 지수 변동성을 살펴본다면 지금의 환율 수준에 쏠림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대외적인 요인이 달러-원 환율 상승을 주도하는 분위기"라며 "테이퍼링 이슈와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화 강세 분위기 속에 원화는 트레이드 통화로서 접근성이 좋다 보니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리적인 효과를 제외하고 본다면 현재 환율 레벨이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며 "올해 외국인 주식자금도 많이 빠져나가도 연초 전망에 비해 상황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