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물가 '특별관리' 주문…외환당국 힘 보태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물가 특별관리를 주문하면서 외환당국에도 긴장감이 깃들고 있다. 달러-원이 1,200원대로 고점을 높이면서 환율이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위험이 커진 탓이다.
최근 달러-원이 꾸준한 상승에도 외환당국이 공격적인 개입은 자제하고 있지만, 불안이 더 이어지면 대응이 달리질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 "물가 특별 관리하라"…환율 더 오르면 어쩌나
13일 정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일 국무회의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할 것은 물가"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 등으로 세계 주요국의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우리의 물가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민생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서민물가를 안정시키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정부는 최후의 보루로서 각오를 다지며 범정부 총력체제로 임해달라"는 등 물가 관리를 당부해왔다.
고물가 위험이 지속하자 전일에는 '특별히 관리하라'라며 발언의 강도를 한층 끌어 올린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2.5% 올라 6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또 10월 물가는 9월보다도 더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약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대외 여건은 물가 상승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여기에 달러-원의 급등 흐름이 가세한 점은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다.
달러-원은 전일 장중에 지난해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1,200원대로 고점을 높였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흐름에 국내외 증시의 불안 등이 복합된 영향이다.
달러-원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 수입물가 등의 경로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물가 대응 환율 관리 나오나…당국 긴장 고조
기재부 등 외환당국에서는 대통령이 물가 안정을 강하게 지시한 상황에서 달러-원의 상승을 마냥 용인하기는 어렵지 않냐는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이다.
해외투자용 달러 매수 등으로 역내 수급 구도가 상승 우호적으로 바뀐 상황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참가자들의 투기적 달러 매수까지 가세할 경우 달러-원의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물가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는 탓이다.
스와프시장 움직임 보면 지난 9월 말 이후에는 역외의 NDF 매수도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그동안 우리 외환당국은 통상적으로 원화의 절상 방어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환보유액의 꾸준한 증가가 이를 방증한다.
반면, 장기간 저물가로 인해 근래의 사례는 많지 않지만, 물가 상황이 경제의 핵심 불안 요인이 된 경우에는 달러-원 상승을 방어하는 대응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1년말 2012년초의 상황이다.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나들면서 기재부는 환율정책에서 수출보다 물가를 우선시한다는 구두개입과 함께 달러 매도 실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주요 당국자들의 발언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 인식이 엿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말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융 외환시장 안정이 매우 긴요하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불안을 통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동향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선제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한 관계자는 "환율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는 최근 상황에서는 물가에 악영향 차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물가당국인 이주열 한은 총재도 전일 금통위에서 외환시장 관리의지를 보였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은 주요국 통화보다 다소 빠르게 상승을 했다"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예상되고, 또 중국의 신용리스크,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필요할 경우에는 시장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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