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에 고스란히 드러난 냉정한 현실…"원화는 위험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는 과거보다 거래가 크게 뜸해져 '한물간' 상품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 역할을 하며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CDS 프리미엄 추이'(화면 2498번)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두 나라 프리미엄은 동시에 급등한 뒤에 재차 반락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여러 차례 일본 CDS 프리미엄을 하회하기도 했다. 작년 6월부터는 일정 수준 일본을 계속 상회하다 올해 들어서는 격차를 꾸준히 줄여나갔다.
두 나라의 CDS 프리미엄 격차는 올해 9월 역전되는 듯했지만, 9월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중국 신용경색 등의 위기를 계기로 한국 CDS가 재차 위로 튀기 시작했고 일본 CDS는 안정적인 횡보를 유지했다.
CDS는 금융기관 등 채권 투자자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가 나더라도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3의 기관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는 제3의 기관에 CDS 프리미엄(보험료)을 내는 대신 해당 채권이 부도가 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말을 계기로 재차 상승한 것은 그만큼 미국의 통화 긴축이나 중국 신용 위기 이슈에 원화 통화가 취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9월 이전까지 한국 CDS 프리미엄은 꾸준히 축소됐는데, 여기에는 한국 경제의 긍정적인 펀더멘탈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주요 선진국대비 양호한 성장률 전망과 호조를 이어가는 수출 실적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CDS에 반영된 셈이다.

<한국과 일본의 CDS 프리미엄(5년물) 변동 추이>
그러다가 대외 불확실성이 급증하자 CDS 프리미엄에서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뒷순위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냉정한 현실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했다.
국가 신용등급과도 크게 상관없이 글로벌 참가자들이 체감하는 그 나라의 투자 안정성을 CDS가 나타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중국발(發) 신용 위기에 아시아 통화 가운데서도 원화를 유독 취약한 통화로 꼽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향후 몇 주간은 중국 부동산 부문의 리스크가 경기 전망을 계속 어지럽힐 수 있다"며 "원화는 중국 경기 둔화 위험에 가장 민감한 통화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CDS가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와 당장 밀접하게 연동하는 것은 아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번)를 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미국 달러 대비 원화는 0.84% 하락했지만, 엔화는 2.39% 떨어졌다. 일본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엔화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9월27일~10월14일 미국 달러 대비 주요 통화 등락률>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굉장히 좋은 편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 전망치 상향 조정도 많이 됐는데, 그렇다고 한국 원화의 글로벌 지위가 바뀐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대외 충격이 있을 때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계속 반복됐고, 그런 게 일종의 낙인 효과로 작용해서 '원화는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CDS 프리미엄으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과 비교할 만한 대표적인 위험자산 통화 국가는 캐나다와 호주 등이다.
호주의 CDS 프리미엄은 한국보다 다소 낮은 15bp 근처를 유지하고 있고, 캐나다의 경우 CDS의 절대적인 수준은 38bp로 한국보다 높은 편이다.
호주는 대체로 CDS 프리미엄이 한국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2019년부터 대체로 연동하며 움직였고, 캐나다의 경우 보다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초순 코로나19 충격 이후로는 한국 CDS 프리미엄을 계속해서 웃돌고 있다.
위험자산 가운데서도 가장 위험한 통화 국가로 꼽히는 브라질과 터키 등은 CDS에서도 '급이 다른' 수준이다. 이들 국가의 CDS는 대외 불안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위축될 때 어떤 국가보다 큰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는 곳들이다.
브라질 헤알화와 터키 리라화는 미국 통화긴축 이슈 속에 지난 몇 주간 약세폭이 크게 두드러지기도 했다.

<한국과 호주, 캐나다의 CDS 프리미엄(5년물) 변동 추이>

<한국과 브라질, 터키의 CDS 프리미엄(5년물) 변동 추이>
CDS는 1990년대 후반 처음 글로벌 금융시장에 출시됐을 때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대체자산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다 지난 금융위기 때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까지 확산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과거보다 거래량 등에 눈에 띄게 줄었지만, 발행 주체의 신용 위험도 추이를 나타내는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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