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게임-④] 하나은행 "은행 DNA 바꾼다…데이터가 핵심"
황보현우 하나금융 데이터총괄 CDO 겸 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 인터뷰
[※ 편집자 주 = 금융여건 변화와 맞물러 국내 은행들도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생존을 위한 서바이벌 게임을 전개하고 있다. 은행들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인터뷰를 통해 국내 시중은행의 목숨을 건 디지털 혁신과 변화를 은행별로 소개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손지현 기자 = '문과의 등용문'으로 인식됐던 은행권 채용은 옛말이 됐다. 은행권이 디지털·IT 관련 인력 채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금, 하나금융그룹은 발 빠르게 100여명의 석박사급 전문 데이터 인력을 확보했다. 업계에서 가장 앞선 셈이다.
하나금융은 전문인력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일반 직원의 데이터 역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황보현우 하나금융 그룹데이터총괄 상무(CDO) 겸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이 있다.
◇ 全인력의 '데이터화'…은행 DNA 완전히 바꾼다
황보현우 하나금융 그룹데이터총괄 상무(CDO) 겸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문인력 확보에 이제 첫발을 떼는 곳들과 비교하면 한발 앞서고 있다"면서 "다음은 일반 직원들의 데이터 역량 확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에는 데이터 전담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하 융기원)과 하나은행 AI 랩, 기타 관계사 등까지 합쳐 약 100명 안팎의 데이터 전문인력이 있다. 모든 계열사 인력 2만여명 중 약 0.5%가 석박사급 데이터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것이다.
황보 상무는 지난 2018년 10월에 하나금융의 벤처캐피탈인 하나벤처스 설립 멤버로 처음 하나금융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 8월부터 하나금융에 합류했다.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데이터 최고 전문가다. 지난 2018년엔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의 '빅데이터·인공지능 분야 세계 100인의 전문가'에 뽑혔다.
황보 상무는 "금융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구하려면 경쟁사에서 스카우트를 해야 하는데, 경쟁사 중에서는 저희가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오히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간 금융현장 경력을 가진 내부 직원들에게 데이터 교육을 하면 데이터 직무로 전환할 수 있다. 일종의 발상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하나금융은 내부 직원교육으로 눈을 돌렸다. 황보 상무는 그룹 CDO와 하나은행 본부장으로 온 뒤 은행에 데이터 전략 유닛(Unit)부터 만들었다. 해당 유닛은 은행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고, 데이터 문해력(리터러시)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담당한다. 사실상 은행원의 DNA를 완전히 바꾸는 작업인 셈이다.
황보 상무는 "데이터에 대한 투자의 기본은 인적 투자"라며 "일반 직원의 데이터 이해·활용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적인 교육과정 마련을 금융권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자적인 교육체계 마련은 투자가 수반되는 일인 만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주효했다는 전언이다.
◇ 데이터 기반 PFM 런칭…'PB명가' 명성 잇는다
황보 상무는 데이터야말로 고객에게 가장 빠르면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가까운 시일에 데이터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은 단연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하 마이데이터)이다.
하나금융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적인 'PB 명가'로서의 명성을 잇겠다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용 브랜드 명칭은 '하나 합'으로, 해당 서비스의 대표적인 두 축은 PFM과 외환이다.
황보 상무는 "우리가 가장 강한 부분이 개인자산관리와 외환인 만큼 이와 관련된 특화 서비스를 마이데이터에 녹일 예정"이라며 "MZ세대에 맞게 외환투자 등을 게임화해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해서 한 달 만에 1만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던 '1달러 외화적금' 등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핀크 등 4개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하나카드는 최근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앱 기능 적합성 심사를 국내 1호로 통과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이외에도 'AI 대출'을 통해 비즈니스 효율화를 이루기도 했다. AI 대출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대출조건을 산정했던 것과 달리 은행 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통해 대출조건을 산정한다. 이로 인해 신용대출을 받는 고객의 폭은 넓어진 반면, 연체율은 낮아졌다는 평가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스크관리 모형을 통해 고객의 재무상황 변경 등 이벤트가 발생하면 담당 RM에게 리스크 노출 여부나 부도 위험 등을 알리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주로 중소·중견기업이 대상이다.
◇ '콜라보'는 필수…계열사는 물론 학계와도 맞손
하나금융은 융기원과 은행 내부 AI 랩 이외에 카이스트·포스텍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제3의 데이터 전문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설립한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는 AI·머신러닝, 빅데이터, 챗봇, AR·VR, 블록체인 등 분야에서 공동연구부터 창업지원·투자병행까지 함께하는 디지털 생태계다.
황보 상무는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 중에서 학계의 힘이 필요한 과제들을 부탁하는 이른바 '외부 콜라보'"라며 "최신 모델링이나 데이터 다루는 노하우 등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가 상당히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해당 산학협력을 통해 금융상품 추천시스템과 설명가능 인공지능 개발 등을 주제로 한 과제들을 추진해 왔다.
그에게는 하나금융 계열사 간 '데이터 콜라보'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그는 "각 계열사의 데이터의 넓이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공동으로 활용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추후 적극적으로 해야할 가장 큰 숙제 중의 하나"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향후 은행권의 차기 먹거리로 '선결제-후지불(BNPL)' 서비스를 꼽았다. 이는 MZ세대 또는 주부와 같이 신용이 낮은 이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제공하는 긴급 대출 서비스다.
황보 상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안 신용평가를 제공하고, 해당 평가에 의해 마이너스 한도를 주는 방식"이라며 "BNPL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스위스의 경우 온라인 상품 결제 중 약 25%가 이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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