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한국씨티 소매금융 매각, 은행법상 인가대상 아냐"(상보)
  • 일시 : 2021-10-27 16:17:54
  • 금융위 "한국씨티 소매금융 매각, 은행법상 인가대상 아냐"(상보)

    고승범 "인가대상 확대 필요 여부 검토…필요시 법 개정"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금융위원회가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의 소매금융부문 단계적 폐지와 관련해 은행법상 인가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번 단계적 폐지가 은행법상 인가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간 금융당국은 법률자문단 회의와 금융위원 간담회,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씨티은행이 소매금융부문을 매각하거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할 경우 은행법상 인가 대상인지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해왔다.

    금융위는 "씨티은행이 영업대상을 축소해 주요 은행 업무를 영위하는 것은 은행법 제55조상 '은행업의 폐업'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씨티은행의 주요자산 68조6천억원 중 단계적 폐지 절차를 밟는 소매금융부문 비중은 30.4%다. 나머지 69.6%인 기업금융부문은 영위하는 것이다.

    은행법 제55조는 금융위 인가 대상을 분할 또는 합병, 해산 또는 은행업의 폐업, 영업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을 하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양수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폐업의 경우 은행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어 당시 입법자가 일부 폐업은 인가대상으로 예정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영업양도의 경우 중요한 '일부의 영업양도'도 인가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해산 또는 은행업의 폐업'이라는 병렬적 규정을 보면 해산에 준하는 영업 폐지만 인가 대상으로 보는 것이 체계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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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울러 현행법상 전부 폐업 이외의 사항에 대해 인가대상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해당 사항을 폐업 인가 대상으로 볼 경우 향후 다양한 사례들이 인가 대상인지에 대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조치명령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다른 법적수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법 문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폐업 인가 대상으로 볼 실익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폐업 인가의 주요 요건이 '예금자 등 이용자 보호와 신용질서 유지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인데, 조치명령에 따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사실상 인가 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인가 대상으로 보더라도 요건을 충족하면 인가해줘야 한다"라며 "조치명령의 내용을 준수하는 경우 사실상 인가 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했다.

    앞서 소매금융사업을 폐지하면서 은행업 폐업 인가를 받지 않았던 과거 HSBC 사례와의 형평성도 이번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외은지점인 HSBC는 총 11개 지점 중 10개 지점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은행법 제58조제1항에 따른 외은지점 폐쇄인가는 받았으나, 제55조제1항에 따른 폐업 인가는 받지 않았다.

    콜롬비아 씨티은행이 매각을 유보하고 2년 후 매각 재추진해 성공한 사례를 고려해 추후 매각을 재추진하도록 이번 결정을 저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처음 매각 추진시 매수의향자가 선정됐고 추가협의 끝에 매수의향자의 자회사에 매각한 사례"라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지난 2005년 하나은행의 영업부문의 일부 폐지는 금융위 인가를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하나은행이 겸영업무로 영위하던 자산운용업 전부에 대해 폐지인가를 신청해 금감위가 인가한 사항"이라며 "해당 금융업 전부를 영위하지 않는 경우였다는 점에서 영업대상을 축소해 금융업을 지속하는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씨티은행의 소매금융부문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불편과 권익 축소 등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이날 금소법 제49조제1항에 따른 조치명령권을 의결했다. 금소법 시행 후 최초로 발동되는 조치 명령이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소매금융부문 단계적 폐지 절차 개시 전에 이용자 보호 기본 원칙과 상품·서비스별 이용자 보호 방안, 영업채널 운영 계획, 개인정보 유출 등 방지 계획, 조직·인력·내부통제 등을 포함한 상세한 계획을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위와 금감원이 면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고 위원장은 이번 은행법상 인가대상 여부 논란에 대해 추후 필요 시 제도 정비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고 위원장은 "현행법하에서 영업대상 축소를 인가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법 개정을 통해 은행의 자산구성 또는 영업대상 변경 등을 인가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는지 검토해 필요 시 제도 정비를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은행법상 인가대상 확대 등 법 제도 정비 필요성에 대해 해외사례 조사, 법률전문가 의견청취 등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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