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부채 국면서 금리인상 속도조절 해야"
오히려 경기회복에 저해…물가ㆍ부채 하락 미미
금융불안 완화에 더욱 직접적인 거시정책 활용해야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현재와 같은 고(高)부채 국면에서 '가파른' 금리 인상이 물가 상승률과 부채 증가율 하락에 영향을 주기보다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근거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연구위원)은 4일 '민간부채 국면별 금리 인상의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분석기간은 지난 1999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다.
고부채와 저(低)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 갭을 기준으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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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가 베이지안 임계 벡터 자귀 회귀모형(Bayesian Threshold-VAR)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되면 고부채 국면에서 평상시보다 경제성장률이 2배 정도 큰 폭으로 하락한다"고 진단했다.
고부채 국면에서 25bp 인상은 3개 분기에 걸쳐 경제성장률을 최대 0.15%포인트 하락하게 한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반면, 저부채 국면에서 금리 인상은 3개 분기 후에 유의한 영향이 나타났고 기준금리 25bp 인상은 경제성장률을 최대 0.08%포인트 하락시켰다.
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률과 부채증가율 하락 폭은 미미했다.
고부채 국면과 저부채 국면 모두 금리 인상에 대한 물가 상승률의 반응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저부채 국면보다 고부채 국면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률의 반등은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KDI는 "2000년대 이후 물가와 경기 간의 관계가 약해짐을 의미하는 '필립스 곡선의 평탄화' 현상을 실증적으로 발견한 선행연구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단기적 경기변동보다 중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에 더 연동돼 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는 통화당국의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더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부채도 마찬가지였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증가율 반응도 크지 않았다. 이는 금리 인상만으로 부채 증가세를 단기간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KDI는 설명했다.
저부채 국면보다 고부채 국면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증가율 하락 폭이 컸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KDI는 "63% 신뢰구간을 고려하더라도 단기적으로 25bp 금리 인상이 부채증가율 하락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자산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금리 이외의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금리 인상만으로 부채 증가세를 단기간에 억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낮추는 경로로 금융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KDI는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존재하나, 동시에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DI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에서 경제주체별 불균등한 충격을 받은 바, 금리 인상이 취약계층의 채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만으로 민간부채를 단기간에 제어하기는 한계가 있으며, 경기회복 저하 등의 부작용도 저해하므로 금융 불안 완화에 더욱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천 위원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준금리 인상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의 인상 자체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너무 가파르게 인상되거나 그럴 경우 경기회복을 꼭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회복하는 단계인데 아직 경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빠르게 올릴 경우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지금 인상하지 않으면 나중에 경기부진 때 낮출 여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선제적으로 올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천 위원은 "아직 미국 금리만 봤을 때 여전히 그 갭은 어느 정도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전환하기 쉽지 않을 것을 보이고, 금융 불안 문제점을 상당히 공감하고 금리 인상의 방향성은 옳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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