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vs 금융당국'…은행권 대출금리 눈치보기
한은 기준금리 인상 목전에 금융당국 대출금리 구두개입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오는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고민이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에 사실상 개입을 시사하면서 종전처럼 기준금리 인상분을 바로 반영하기에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우대금리 부활, 가산금리 인하 등을 통해 대출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 금리 인상에 주담대 6% 시대 눈앞…개입 카드 꺼낸 당국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4~4.861%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말 해당 금리가 연 2.52~4.054%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P)가량 높아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경우 연 3.76~5.122%로 5%를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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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대출금리는 또다시 오를 유인이 커졌다.
기준금리는 대출 준거금리인 국채·은행채 등의 금리에 영향을 주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대출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또다시 0.25%P 오를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 '6%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연내 추가로 0.25%P 더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5조8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실상 '구두개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9일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은행 부행장들과 만나 현재 대출금리 산정체계와 운영 현황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찬우 수석부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은 시장금리 상승에 의해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나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에 금리가 합리적으로 투명하게 결정되는지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17일 여신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대출금리 동향과 예대마진 추이 등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차주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은행권은 총량규제·금리 제한 '이중고'…"준거금리 탓이라더니"
이에 은행권은 우대금리 폭을 다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내리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출금리는 통상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2%로 지난 6월보다 68bp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준거금리가 64bp 올랐고, 우대금리가 8bp 축소됐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는 3.45%로, 가산금리가 15bp 오르고 우대금리가 3bp 축소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규제를 맞추는 과정에서 우대금리가 폭삭 쪼그라들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가 높아지게 됐다"며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만큼 영업점장 우대금리 등을 확대하더라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약 3조4천억원으로 전월 증가폭인 4조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신용대출 잔액도 은행권의 선제 조치에 따라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금융당국이 앞서 발표한 자료대로라면 추후 기준금리 인상분을 대출금리에도 반영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는 기조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금리 급등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대출금리 상승은 준거금리 상승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으나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대출금리를 마냥 올리기는 어렵게 됐다"며 "대출금리 수준을 최소한 유지라도 하려면 가산금리·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사실상 시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긴 어렵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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