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소방수' 한미 통화스와프 종료…금융시장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초기 금융시장 안정에 일조한 한·미 통화스와프가 올해 말로 종료된다.
달러 유동성이 넘쳐서 문제일 정도로 적어도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코로나 위기가 극복된 만큼 추가적인 연장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은은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를 당초 예정대로 오는 31일 종료하기로 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3월 19일 체결됐다. 연준은 당시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와 브라질, 멕시코, 뉴질랜드 등 총 9개 국가와 한시적인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통화스와프는 코로나 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했을 때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시 외환시장에서는 증권사 해외투자 증거금 문제 등으로 인해 달러 유동성이 마르면서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296원(19일)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스와프 체결이 발표된 다음 날 곧바로 1,246원으로 떨어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화자금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가 스와프 체결 이후 반등 흐름을 탔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은 극적으로 변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쏟아부으면서 주식과 부동산부터 가상화폐까지 각종 자산 가격이 버블을 우려할 정도로 급등했고, 하이퍼 인플레이션 조짐도 나타났다.
이에따라 연준은 당초 공언했던 것보다 이른 통화정책 전환에 돌입했고, 같은 맥락에서 비상조치였던 스와프 계약도 종료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인 만큼 이번 스와프 종료가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은이 인출했던 스와프 자금이 지난해 7월 전액 상환된 이후에는 추가로 사용되지도 않았다. 스와프가 종료될 것이란 신호도 이미 제시됐던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1월 금통위에서 "스와프가 필요했던 당시와 여건이 달라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은은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이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계약 종료의 배경"이라면서 "최근의 금융 및 외환시장 상황과 강화된 외화유동성 대응역량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외환딜러도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시점에서 스와프가 종료되는 것인 만큼 별다른 시장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른 딜러도 "달러-원에 하락 재료는 아니겠지만 현재 상황이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을 본격 예고하는 등 통화정책의 전환기에 나온 결정이라는 점은 신흥국 전반 차원에서는 다소 불안한 요인이다.
한은에 따르면 브라질과 멕시코 등 일부 신흥국을 포함해 우리나라와 같이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던 국가들도 모두 계약이 종료된다.
연준과의 통화스와프는 실질적인 자금 조달보다는 심리적인 안전판 역할도 중요하다. 과거 테이퍼탠트럼처럼 연준이 긴축으로 신흥국 시장 불안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스와프라는 안전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영식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을 제외하고도 대외순자산이 플러스인 점 등을 고려하면 스와프 종료의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 "일부 신흥국은 외환위기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이들 국가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불안 가능성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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