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換市 선진화 첫발-③] 달러-원 선도은행 도입…활력 높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달러-원 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선도은행 제도를 도입한다.
전자거래(API) 도입으로 대고객 플로우를 증가시키는 가운데 선도은행(FX Leading Bank) 제도로 양방향 호가의 깊이를 더해 전반적인 시장 거래 활성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이를 첫 단추로 외환시장 개방 등 향후 발전 단계를 도모하며 역내 은행들의 경쟁력 제고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고 전했다.
◇내년 1분기 중 선도은행 6곳 선정…부담금 감면은 2023년부터
전일 정부는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달러-원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선도은행 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올해 거래 실적에 기반해 내년 1분기 중 선도은행 6곳이 처음 선정될 예정이다.
선도은행 선정은 1년 단위로 이루어진다.
선정 기준은 양방향 거래 실적이다. 예측 가능하고 직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은행권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했다.
양방향 거래실적은 양방향 거래량에 양방향 거래비중(양방향 거래량×양방향 거래비중)을 곱해서 계산한다. 한쪽으로의 거래 쏠림이 빈번한 서울 환시의 특성상 일중 양방향의 거래를 적극적으로 하는 데 대한 인센티브에 방점을 뒀다.
양방향 거래량은 일평균 매수, 매도 중 적은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하루 10억 달러를 팔고 5억 달러를 샀다고 한다면 해당일 양방향 거래 규모는 5억 달러가 된다.
양방향 거래비중(양방향 거래금액×2/총매수·매도 합계 거래금액)은 양방향 거래금액에 2를 곱해 총매수·매도 합계 거래금액으로 나눠 구한다. 양방향 거래비중을 곱하는 이유는 단순히 양방향 거래금액으로 실적을 계산하면 고객 플로우가 많은 은행이 유리하기 때문에 고객 플로우가 많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거래하는 은행을 고려한 산식이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선도은행의 기본 요건은 재무건전성과 신용도가 양호하고, 외국환거래법상 은행들이 지켜야 할 의무를 준수하고, 일정한 규모의 현물환과 스와프 거래량이 있는 은행"이라며 "요건을 충족하는 은행 중 양방향 거래 실적 순서대로 6개 은행을 선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는 신청 은행을 대상으로 시장 조성자를 지정해 시장 조성 의무를 부과하는 위안-원 방식과 다르다"며 "한 해 동안 자율적으로 거래 활성화에 기여한 은행의 노고를 사후에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센티브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은 은행들의 내년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2023년 선정되는 선도은행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이 전년도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만큼 제도 도입 발표 이전의 거래실적으로 내년 부담금을 감면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올해는 정부는 선도은행과의 협의체를 통해 정책 관련 의견 수렴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당국 관계자는 "선도은행에 대한 인센티브는 계속 고민해 제도 운용과정에서 추가로 발굴 노력을 할 것"이라며 "금전적인 인센티브보다는 외환 비즈니스에 대한 은행들의 관심을 유도하자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준비하는 내용이 많다 보니 선도은행의 의견 수렴 과정이 중요하다"며 "관련 논의가 협의체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환시 "당국 취지 공감…체감 어려운 인센티브 효과에는 의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체된 달러-원 거래량 등 환시 여건을 고려할 때 거래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에 부합하는 정도의 시장 환경을 만들어 놓자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전했다.
다만, 인센티브 방안으로 제시된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이 실제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체감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아 거래 활성화 유인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사실 부담금 감면이 크게 인센티브로 와닿지는 않는다"며 "실제 건전성부담금이 감면된다 해도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자금부 쪽에서 감면을 받는 구조라 트레이딩을 하는 쪽에서는 인센티브를 체감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은 선도은행 선정을 통해 은행들이 외환시장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향후 추가적인 인센티브로 어떤 것을 고려하는지 봐야겠지만, 다들 지금도 거래를 열심히 하고 있어 거래가 얼마나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까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제도 시작 첫해인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도 "시장 선진화를 위한 큰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며 "부담금 감면 인센티브도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선도은행이 되기 위해 과도하게 거래량 경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나 외부적으로 선도은행이라는 선전을 하기에는 좋지만, 제도가 시작되는 첫해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자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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