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로벌 통화정책-②] 연준과 차이 벌어지나…'제각각' 행보
  • 일시 : 2021-12-22 06:24:01
  • [2022년 글로벌 통화정책-②] 연준과 차이 벌어지나…'제각각' 행보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윤정원 강보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매의 발톱'을 드러냈지만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은 연준과 차별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연준보다 앞서 긴축에 시동을 걸었으나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은 완화 정책을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경기 둔화를 의식해 제한적인 완화 스탠스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 긴축 시동 건 BOE…"내년에도 추가 인상"

    BOE는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15bp 인상하는 깜짝 행보를 보였다. 연준보다도 빨리 긴축에 나선 것으로, 금리 인상은 지난 201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로 10년여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금리를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에드 몽크 디렉터는 "오미크론 변이종에 따른 성장 우려가 있는 데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있는데도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몽크 디렉터는 중앙은행이 가파른 물가 상승에 당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 내년에도 BOE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미즈호는 중앙은행이 내년 2월과 8월에 각각 25bp씩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HSBC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인해 영국 중앙은행이 내년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도 연준만큼은 아니지만 BOE가 금리 인상을 지속하리라고 추측했다. 기관은 영국 중앙은행이 좀더 매파적으로 기운 것으로 보이며 향후 2년간 2~3회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0.75~1%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1.5~1.75% 수준으로 6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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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비둘기' ECB…"내년 기준금리 올릴 가능성 거의 없어"

    ECB는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 또한 마이너스(-)0.5%로 동결하고, 한계 대출금리도 0.25%로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팬데믹긴급채권매입프로그램(PEPP)은 기존 계획대로 내년 3월께 종료하기로 했지만, 시장에 미칠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인 APP의 매입 규모를 종전의 월 200억 유로에서 내년 2분기 월 400억 유로, 3분기 300억 유로로 조정키로 했다. 내년 10월께 APP 규모는 다시 200억 유로로 돌아간다.

    ECB는 코로나19 관련 부정적 변수가 개입할 경우 기존의 PEPP를 재가동할 길도 열어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ECB가 내년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완화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ECB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자산 매입을 이어가는 등 비둘기파적 행보를 지속하는 이유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점차 완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1월 유럽은행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은 공급 측면의 문제와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으로 보이며,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그 회복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 정책을 현재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아니라 중기적 관점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1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해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ECB가 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 또한 이러한 가파른 물가 상승률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SBC는 내후년과 2024년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ECB의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ECB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ECB가 금리를 올리기 직전에나 자산 매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의 순매수 규모가 적어도 내년 말까지 못 박혀 있는 상황에서 내년 12월 금리가 15bp가량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수에즈 웰스 매니지먼트의 빈센트 마누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CB가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연준과 ECB의 차별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거프릿 길 글로벌 채권 매크로 전략가는 ECB의 행보가 "'위기에 따른 지원'에서 변화됐으나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ECB가 2024년에나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 물가 여전히 낮다…꿈쩍 않는 BOJ

    BOJ도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중앙은행은 12월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내년 4월께 CP·회사채 보유액을 5조 엔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총 보유액을 단계적으로 줄여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 정책 부문에서는 기존의 완화적 입장을 고수했다. BOJ는 단기 정책 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고 장기 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 또한 0%로 유지키로 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시중에 유동성을 풀 수 있는 요인은 다른 국가보다 낮은 물가상승률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12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서 한참 떨어져 있고, 적극적인 완화 정책이 유지될 필요가 있어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는 현재의 통화 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BOJ의 목표치인 2%를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틸리앙 일본 수석 이코노미스트 또한 "결과적으로 BOJ는 가까운 장래에 긴축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소수의 중앙은행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 中, 부채 우려에 선별적 지원 전망

    중국의 통화정책도 다소 완화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씨티그룹 위샹롱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4.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결정적인 경기부양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변곡점에 가까운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중소기업, 소비 촉진 등을 위한 선별적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50bp 낮추고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완화 정책의 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징후는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요소이지만 중국의 부채나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의미 있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의 하이빈 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은 경제 전체에 부양책을 쏟아내기보다는 필요한 부문에 선별적으로 지원을 하는 등 정책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접근법을 내년에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ING도 "중국이 지난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의 역할은 중소기업, 기술, 친환경 투자를 돕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면서 "이는 관련 분야에 선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중국의 통화정책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은 인플레이션을 치솟게 할 수 있는 데다 중국 정부 당국의 부채 감축 목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의 수문을 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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