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물 새역사②]KB증권, 신디케이트콜 주도…토종IB 레벨업
국내 증권사 성장력 입증…증권사 조직 구축 속속, 진출 드라이브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피혜림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은 글로벌본드 발행 시 국내 증권사를 선정하는 등 토종IB 육성에 앞장서 왔다. 대형 증권사 역시 이에 화답해 한국물 주관 업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상 최대 규모 발행에 도전한 이번 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KB증권은 초대형 IB와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과의 접전 끝에 맨데이트를 받았다. KB증권은 그동안 외국계 증권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디케이트 콜을 주도하는 등 달라진 역량을 증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6일 새벽 3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을 확정했다. KB증권은 이번 딜의 주관사단으로 활약해 2022년 첫 한국물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다이와증권, HSBC, JP모건, MUFG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KB증권의 한국물 도전은 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10월 KB캐피탈의 유로본드(RegS) 데뷔전에 주관사단으로 참여하면서다. 이후 KB금융그룹 계열사 달러채와 한국수출입은행·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발행물로 이력을 더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부터 모든 달러채 발행 시 국내 증권사를 1곳씩 선임하고 있다. 초대형 IB로의 도약에 발맞춰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진출 역량을 끌어올리겠단 각오다. 2021년 2월 KB증권이 첫 수혜를 받은 후 지난해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도 기회를 얻었다.
올해 첫 수혜를 누린 곳은 또다시 KB증권이었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의 국내 증권사 선임이 토종 IB 지원 목적이라는 점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하우스를 중심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소위 순번에 따라 맨데이트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KB증권은 한국물(Korean Paper) 주관 업무에 대한 강한 열의로 이 같은 타성을 깨뜨렸다. KB증권은 지난해 기업금융 1본부 산하에 한국물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해당 팀은 이후 연말 조직개편 등을 통해 Global DCM팀으로 자리를 굳혔다. 한국물은 물론 김치본드·아리랑본드 전반을 담당해 국내외 채권시장의 글로벌화에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성과도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KB증권은 이번 딜에서 신디케이트 콜을 리드하는 등 달라진 역량을 드러냈다. 신디케이트 콜은 발행사를 대상으로 시장 동향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국내 증권사는 신디케이트 조직을 갖춘 곳이 흔치 않아 쉽사리 해당 업무를 담당할 수 없었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존재감은 사실상 제로(0)였다. 토종 IB 육성책으로 맨데이트를 받고도 뚜렷한 역할 없이 자리만 채우기 일쑤였다.
반면 KB증권은 신디케이션 콜과 IR 자료 기획 등 각종 실무를 맡아 글로벌 하우스로의 도약에 한 걸음 다가갔다. 한국물의 경우 주관사들이 5~6곳의 하우스와 협업한다는 점에서 함께 맨데이트를 받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의 협력에도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증권사의 보조로 한국수출입은행의 토종 IB 육성책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국물 진출은 십여 년 전에도 대한민국 정부와 국책은행, 공기업의 화두 중 하나였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의 성장세가 더뎌지자 맨데이트 기회는 점차 사라졌다. 국내 증권사 역시 적극적인 투자보단 한두 건의 수혜를 누리는 기회주의적 시각으로 접근해 발행사의 실망감을 높였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등장과 함께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압도적인 자기자본을 등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가 붙자 한국물 업무에 대한 자신감도 생겨나고 있다. 2017년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속속 한국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증권사 간 경쟁이 붙기도 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고루 한국물 주관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KB증권은 가장 적극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유일하게 전담 조직을 갖춘 것은 물론 KB금융그룹 계열사의 달러채 발행물을 통해 빠른 속도로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안착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글로벌화를 목표로 그룹 차원의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빈센트 앤드류 제임스 상무에게 조직을 맡겼다. 채권은 물론 IB 전반의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는 대부분 한국물과 함께 김치본드·아리랑본드 등으로의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해외 채권시장으로의 진출은 물론 국내 채권시장의 글로벌화 역시 꾀하고 있다.
phl@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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