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금리급등세 속 투심 화답…노련미·ESG 부각
7억 달러 글로벌본드 조달 성공, 발행전략·친환경·인지도 삼박 갖춰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현대캐피탈이 올해 첫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에 나서 7억 달러의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북빌딩(수요예측) 당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 불안감이 상당했지만, 현대캐피탈에 대한 투자 수요는 굳건했다.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BBB급 크레디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흥행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현대캐피탈은 시장 환경에 발맞춘 조달 전략과 친환경 요소 부각, 미국 시장에서의 높은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변동성을 극복했다.
현대캐피탈은 19일 새벽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을 확정했다. 18일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투자자 모집을 마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25년과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4억 달러, 3억 달러씩 배정했다.
현대캐피탈은 북빌딩에서 20억 달러가량의 주문을 확보하는 등 탄탄한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
이번 딜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북빌딩 당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뛰어넘은 것을 시작으로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국채 금리가 오를 경우 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보수적 기조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BBB급 국제 신용도를 보유한 현대캐피탈의 경우 이런 시장 변화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현대캐피탈은 꾸준한 발행을 통해 쌓아온 노련미로 이를 극복했다.
금리 상승기의 경우 비교적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낮은 단기물이 더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발행 만기를 조정했다. 비대면 로드쇼 직전 3년물로 공표했던 채권 만기를 3.25년으로 늘린 배경이다.
ESG 채권 투자 열풍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5년물을 그린본드(green bond)로 발행해 사회적책임투자(SRI) 기관을 동시에 잡았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그린본드는 발행 자금이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 제공 등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 내 인기가 더욱 높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소셜본드(social bond)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보단 ESG 조달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그린본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다.
미국 시장에서의 위상 역시 투자 수요를 뒷받침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현대캐피탈 등은 적극적인 현지 진출에 힘입어 미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아왔다.
실제로 이번 조달에서는 미국 투자자가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배정받는 등 현지 기관의 호응이 상당했다.
탄탄한 주문량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최대 28bp가량 발행금리를 끌어내렸다.
3.25년물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국 3년 국채금리에 87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5년물은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97bp를 더했다. 최초제시금리는 3.25년과 5년물 각각 110bp, 125bp였다.
이번 발행으로 현대캐피탈은 올해 첫 BBB급 한국물을 공급한 것은 물론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조달의 포문을 열었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올 초 한국물 시장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 등을 바탕으로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한국수출입은행을 시작으로 한국석유공사, 우리은행 등 A급 이상 발행사가 조달을 성사시켰다.
다만 BBB급의 경우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현대캐피탈의 발행으로 BBB급 한국물에 대한 투자 수요 역시 확인한 모습이다. 한국물에 대한 달라진 위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대캐피탈의 국제 신용등급은 'BBB+'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현대캐피탈에 각각 'Baa1', 'BBB+',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 JP모건, MUFG 증권, SMBC닛코가 주관했다.
phl@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