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상단 열렸다는데…더 오를 듯 말듯 환율 누르는 요인은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노요빈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달러-원 환율 상단을 1,200원대로 열어뒀지만, 예상보다 환율 상승세는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오를 듯 오르지 못하고 좁은 레인지 안에서 등락하는 환율에 환시 참가자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24일 미국의 긴축 행보 강화 우려에도 달러화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를 이미 반영해 온 만큼 추가 강세가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미 국채금리는 급격하게 매파 연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금리 급등에 놀란 시장에 달러화가 강세로 반응하는 듯했으나 이내 선반영 인식에 강세가 제한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미 금리 급등세도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점차 누그러진 모습이다.
지난주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89%대로 고점을 높이며 약 2년여 만에 1.9%에 근접했으나 이후 상승세를 되돌리며 1.76%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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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통화들의 달러화 대비 약세도 제한되는 상황이다.
위안화는 연초 미 금리 급등에 따른 달러 강세를 일시적으로 반영하며 6.40위안대 근처로 레벨을 높였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며 6.34위안대로 하락했다.
최근 유가 급등에 캐나다달러화와 호주달러화 등 원자재 통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8달러로 올라서는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배럴당 100달러 전망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거기에 미국 연준뿐만 아니라 일부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 조짐을 보이는 점도 달러화 강세 독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최근 호주의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호주중앙은행(RBA)이 오는 2월 양적완화(QE)를 즉시 종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캐나다중앙은행(BOC)도 곧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장중 달러 매수세는 계속 있었고, 외국인도 주식을 순매도하는 모습임에도 환율이 많이 못 올랐다"며 "미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달러 인덱스 상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대비 다른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지 않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위안화도 그렇고, 호주달러 등 아시아 장중에는 잘 안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체적인 컨센서스가 달러화 강세를 예상하는 만큼 관련 포지션이 쌓여있는데 아직 큰 모멘텀을 잡지는 못하고 있다"며 "위안화 환율도 빠지고 포지션도 많고, 네고도 많아 레인지에 갇혔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미국 경기만 좋아 달러 강세가 나타났지만, 미국 이외에 다른 나라도 금리 인상을 동시다발적으로 하는 상황"이라며 "강력한 지정학적 이벤트가 발발하지 않는 한 1,200원 선이 깨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급 측면에서도 네고물량이 환율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환율이 1,190원대 중반으로 상승하면서 네고물량이 눈에 띄게 나오며 상단 저항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달 말부터 2월 초까지 국내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이 필요한 업체들이 네고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모습이다.
한편, 연초부터 이어진 주가 하락세가 위험회피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잇단 하락세에 시장 경계심이 커지기보다는 심리가 다소 둔감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B 딜러는 "1,200원 근처에선 수출업체가 네고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작년에도 올해 초에도 1,200원대에서 상단이 막힌 만큼 적극적으로 1,220원이나 1,250원대까지 오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환율이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파적인 신호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는 만큼 이미 가속한 테이퍼링 속도를 더 앞당기거나 금리 인상 속도 및 횟수에 대한 달라진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도 "FOMC에서 금리 인상이나 테이퍼링 속도를 높인다면 환율이 상승 동력을 얻을 텐데, 그전까지는 1,200원 선 시도는 어려워 보인다"며 "달러-원이 어느덧 1,190원 중반으로 올라오면서 업체들이 설 연휴 전에 자금 들어갈 곳이 많아 네고 물량이 꽤 나오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서 FOMC를 선반영하고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작년 외화예금이 많이 늘어났음에도 환율이 덜 오른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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