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 대전환] 원화 국제화 의지…거래법 '싹' 바꾼다
  • 일시 : 2022-01-25 08:10:06
  • [환시 대전환] 원화 국제화 의지…거래법 '싹' 바꾼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달러-원 거래 시간의 대폭 연장 등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서 초강수를 둔다.

    정부는 앞으로 '기존 외환 거래법 폐지'에 준하는 대수술을 통해 원화의 국제화를 실질적으로 이뤄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25일 이와 같은 방안을 담은 2022년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 MSCI는 거쳐 가야 할 관문…원화 거래 선진화로 큰 걸음

    당국이 원화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한국 경제의 위상과 해외 투자자의 인식을 고려하면 MSCI 선진국 편집의 당위성은 충분하다"며 "설명회를 계기로 편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도 선진지수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낮은 원화 환전성과 외국인 등록(ID) 시스템의 경직성 등으로 2014년 제외됐다. 지난 2016년에는 MSCI에도 선진지수 관찰대상국(Review list)에 등재되지 못한 이후 다시 시도한 것이다.

    다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원화 국제화라는 큰 길목에 있는 하나의 도구라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외환위기의 트라우마와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이유로 환 거래에 대한 장소, 시간의 제약을 엄격하게 뒀다. 국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했고, 그런 만큼 외환거래의 대부분의 내용을 당국이 감독할 수 있었다. 환시 거래 시간도 증시에 개장 시간에 맞춰 제한했다.

    외환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반대급부도 적지 않았다.

    우선 외환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이 상당 기간 정체됐다. 단적으로 서울환시 거래량은 장기간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역외 전자 중개시스템(EBS)' 등을 통한 역외 시장에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그동안 상당히 늘었다.

    국내 금융기관이 외환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하지 못하는 동안 역외 중심으로 원화 거래가 발전했다. 이에 따라 역외시장을 서울환시가 추종하는 이른바 '꼬리가 몸통(서울 환시)을 흔드는' 상황도 굳어졌다.

    당국은 외환위기 이후 20년 넘게 지난 만큼 환율에 대한 통제권을 내려놓고, 시장의 자율적인 발전을 도모할 시점이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당국이 외환시장 전자거래(API)를 도입하고, 달러-원 선도은행을 지정하는 등의 제반 작업을 마무리한 것도 앞으로 원화 국제화로의 이행 기반을 닦기 위한 차원이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지만, 코로나 위기가 터지면서 시점을 잡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위기도 진정된 만큼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환 관련 규제도 환골탈태…'新 외환거래법' 마련

    결국 외환시장은 앞으로 역외시장에서도 원화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셈이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23개국 모두 역외 거래에 제한이 없다.

    다만 유례가 없는 큰 변화인 만큼 속도 조절도 충분히 할 방침이다.

    우선 원화의 거래 시간 제약을 사실상 해제한다는 방침이지만, 역외 시장에서의 원화 자본거래에는 현재와 같이 제약을 유지할 방침이다.

    달러-원의 역내 거래 원칙을 유지하는 가운데, 해외 금융기관들의 역내 시장 참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물환 은행 간 거래 참여에서 기존 외국환 취급기관 승인 등의 규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일환이다.

    역내에서의 거래 원칙이 유지되는 만큼 당국의 시장 모니터링 체계 등도 유지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여러 국가처럼 제약을 없애는 일이다.

    그런 만큼 당국은 원화 국제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심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면서 원화 국제화의 단계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주에 뱅가드와 블랙록 등 세계적인 주요 펀드와 면담할 계획이다. 앞서 해외 투자기관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개선사안을 다해 주요 투자자와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차원이다.

    이어 3월부터 2개월 정도 MSCI 측과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의사 교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때 당국이 고려하고 있는 시장 개방 수준을 MSCI측과도 내달부터 협의에 나선다.

    정부는 투자자 ID 문제 등 MSCI 지수 편입을 위한 다른 과제를 두고도 한국거래소를 포함한 시장 감독 당국과도 의견교류도 병행하고 있다.

    나아가 정부는 기존의 외환 거래법을 폐기하고 새로 쓰는 수준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신 외환 거래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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