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변동성 고조 속 달러화 후순위채 포문
  • 일시 : 2022-01-26 15:02:13
  • 한화생명, 변동성 고조 속 달러화 후순위채 포문

    7.5억 달러 규모, 우량 투자자 포섭…구조적 안정성 부각, 시장 불안감 상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화생명이 7억5천만 달러 규모의 후순위채(Tier2)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달러채 및 장기물 투자 수요 악화와 미국 증시 급락 등으로 조달 환경이 출렁였지만, 한화생명은 무사히 자금 조달을 마쳤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국내 보험사의 달러화 후순위채 발행의 물꼬를 트는 쾌거를 이뤘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일 새벽 7.5억 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했다. 24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투자자 모집을 마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10년물이지만 5년 후 조기상환 할 수 있도록 콜옵션(call option)을 설정했다.

    한화생명의 이번 조달은 올해 첫 보험사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긴축에 속도가 붙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흥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후순위채 등 장기물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어 이번 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북빌딩 당일 시장은 더욱 출렁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가 장중 최대 3.99% 하락하는 등 불안감이 지속됐다. 뉴욕 증시는 이후 반등에 성공한 채 마감하긴 했으나 당시 미국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한화생명의 고민은 깊어졌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탓에 북빌딩 당일 미국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선 발행사는 한화생명이 유일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글로벌 우량 기관을 대거 포섭해 발행액을 뛰어넘는 11억 달러의 주문을 모았다.

    한화생명은 이번 발행을 위해 국내 보험사 후순위채만의 구조적 안정성을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국내 보험사는 보험업법 등 관련 법상 외부 차입이 제한돼 있어 선순위 차입이 없다.

    사실상 후순위채가 선순위채만큼의 상환 안정성을 갖춘 셈이다. 반면 후순위채 형태라는 점에서 투자자는 상환 안정성 대비 높은 금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화생명 후순위채의 안정성을 확인하자 글로벌 우량 기관들이 대거 주문을 넣었다. 시장 변동성 고조로 움츠러들었던 투자 수요를 상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기관을 동시에 겨냥한 점도 주효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달 자금은 친환경·사회적 사업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된다.

    발행액을 뛰어넘는 주문량에 힘입어 한화생명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미국 5년 국채금리에 185bp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15bp 절감한 수치다.

    이번 딜은 국내 보험사가 발행한 첫 달러화 후순위채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Tier1) 발행을 이어왔을 뿐 후순위채 발행엔 나서지 않았다. 한화생명이 새 조달 길을 개척한 셈이다.

    국내 보험사가 한국물 시장을 찾은 건 2020년 이후 2년 만이기도 하다. 당시 동양생명보험이 3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의 이번 조달로 한국물에 대한 국내 보험사의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험사의 경우 내년부터 적용될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해 자본 여력을 늘려야 한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관련 투자자층이 한정됐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채권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Baa1', 'A-' 등급을 받았다. 상환 후순위성 등으로 한화생명의 국제 신용등급보다 1~2노치(notch) 낮은 등급을 부여했다.

    한화생명의 국제 신용등급은 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한화생명에 각각 'A2',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한화투자증권이 주관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국내 최초 보험사 ESG채권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인 결과 3.379% 금리로 조달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며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매우 경쟁력 있고 우호적인 금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한화생명의 미래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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