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 검사체계 파격 변화…정은보式 '친시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손지현 기자 = 금융감독원이 검사체계를 정기·수시검사로 재편하고 경영실태평가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금융사 징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가 스스로 점검하도록 하는 자체 감사 기능을 확대하고, 검사 이후에도 경영진 면담과 수석부원장 주재 사전협의회 등을 운영하는 등 전반적으로 정은보식 '친시장' 색깔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 제재 부담 없는 '경평'에 무게…자체 감사 등 부담 줄여
27일 금감원이 발표한 검사·제재 혁신방안의 골자는 종합검사를 정기·수시검사 체계로 개편하고, 권역별 특성에 맞게 경영실태평가 제도를 전면 정비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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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제도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권역별 협회를 중심으로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전면 정비에 나선다.
대표적인 것이 평가항목이다. 금감원은 권역별 리스크 등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중요도가 떨어진 항목을 삭제·축소하고, 최근 금융환경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는 항목을 추가한다.
또 평가자간 편차 축소를 위해 비계량항목의 평가 근거를 보다 구체화하고, 금융회사 특성별로 평가항목 적용을 차등화하는 한편 계량평가에 연동하는 비계량평가의 정비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경영실태평가의 경우 제재 등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다는 것이다.
경영실태평가는 경영부실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자본적정성·건전성·경영관리의 적정성·수익성·유동성·리스크관리 등 6개 항목을 바탕으로 종합평가 등급을 결정하는 평가다. 통상 경영진 제재 등을 거론할 수 있는 종합검사와는 성격이 달라 사실상 금융사 및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가 줄어들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검사 부담도 낮췄다. 자체감사 요구제도 도입을 통해 검사 결과 드러난 리스크 요인에 대해 금융회사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금융회사는 감사 실시 후 결과를 이사회·금감원에 보고하고,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조치를 원칙적으로 수용한다. 단 자체 감사활동이 부실하거나 허위 보고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직접 검사를 실시한다.
이 밖에 금융회사별로 감사 또는 준법감시인 등 소통협력관을 지정해 정보교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우수 소통협력관에 대해서는 포상 실시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한편 검사가 끝난 후 징계 수위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수 임직원을 상대로 하는 '강평' 방식은 권위적이라는 지적이 있어 즉시 폐지하고, 검사국장이 중립적 시각에서 조치 대상자 등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마련된다.
특히 제재 등 검사결과 처리방향에 대한 사전협의회가 권역내·권역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전협의회는 제재심의국 심사조정 전 검사국 자체심의 단계에서 제재 방향을 정하는 협의체다.
이 중 권역간 사전협의회는 수석부원장이 주재로 복수권역 임원 등과 함께 다수 권역간 공통·유사한 제재 사항을 협의하게 된다.
◇ 금감원 검사 실효성 있을까…금융권 "부담 덜어"
이번 방안은 정은보 원장이 취임한 이후 각 업권 CEO와의 간담회에서 약속한 개선방향과 닮아있다는 점에서 친시장 색깔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 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지주 회장을 시작으로 이어진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업권 CEO 간담회에서 현행 검사체계를 위험의 선제적 파악ㆍ사전예방, 유연한 대응·검사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중점을 두는 '세련되고 균형 잡힌 검사체계'로 개편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각 권역별 협회가 공동으로 내놓은 내부통제제도 발전방안과도 결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당시 협회는 금융당국에 제재 중심의 현행 감독방식이 아닌, 개선방향 제시 등 원칙 중심의 감독과 내부통제를 유인하는 규제환경 조성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러한 금감원의 새로운 검사·제재 혁신방안에 대해 금융권은 기존보다 검사에 대한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 등으로 연달아 리스크가 있었던 만큼 기존 종합검사보다 사전예방에 방점을 찍은 이번 방안의 부담이 덜한 데다, 감독당국과의 소통창구가 열린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방안의 스탠스는 피감기관의 효율성을 위해 강압적 검사가 아니라 소통하는 검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라며 "오히려 더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친시장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도 검사와 관련해서 통보를 받으면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얼마나 달라질지 봐야 될 부분"이라며 "실제로 방안이 어떻게 이행되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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