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코뿔소 온다는데…은행권 충당금 되려 급감
  • 일시 : 2022-02-03 09:23:39
  • 회색코뿔소 온다는데…은행권 충당금 되려 급감

    당국 우려에 작년 4분기 추가적립 가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주요 은행권에서 잠재 리스크를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 규모가 1년 사이에 1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대내외적 여건 등을 이유로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하다는 권고하면서,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에 충당금을 많게는 최대 1천억원 안팎까지 추가 적립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권은 다음주부터 발표할 예정인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에 추가적인 충당금전입액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 재무제표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논의한 결과다.

    충당금 적립 규모는 추가로 쌓지 않는 은행이 있는 반면 최대 1천억원 안팎에서 추가로 쌓는 은행들도 있는 등 은행별 적립상황 등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그간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것을 독려해 온 결과다.

    그동안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이 차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해온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각 금융사가 지난해 연간 재무제표를 확정 짓기 전에 충당금 확충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해 왔다.

    실제로 은행권이 지난해 새로 쌓은 충당금전입액을 살펴보면 지난 2020년과 비교해 1조원 넘게 쪼그라든 상태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이 작년 3분기까지 적립한 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5천611억원이다. 지난 2020년 1~3분기 1조5천687억원의 충당금을 전입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1조원 넘게 줄어든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 초기 상황인지라 불확실성이 무척 컸기 때문에 예상손실값이 크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다만 2021년 들어 경제주체들이 적응하고 재정·통화정책도 이뤄지면서 3분기까지는 경제가 좋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작년 4분기다. 작년 4분기부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통화정책도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대출과 관련한 차주들의 위험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 종료가 예정돼 있는 대출 만기상환·이자상환 유예 조치 역시 부담되는 요인 중 하나다.

    대출 만기상환·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약 2년간 연장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들의 이른바 '건전성 착시'를 야기하고 있는데, 해당 조치가 종료될 경우 부실 차주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도 금융위원장 주재 소상공인 부채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는 대출자산에 잠재된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재무제표의 투명성이 훼손되고 있고 대손충당금이 과소 적립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권이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연간 실적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충당금은 비용으로 잡히는 만큼 당기순이익은 물론 배당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1 회계연도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게 되면 전년 실적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잠재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금융주 할인요인 가운데 하나인 금융 불안정성이 해소돼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측면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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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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