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에 무역적자·해외투자 확대까지…환율 걱정 커진 금통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이 달러-원 환율 상승과 외환건전성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 기조 속에 무역수지의 악화 등 국내 여건의 변화로 달러-원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고, 자금유출입 문제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달러-원의 상승은 물가 관리 어려움을 가중한다는 점도 금통위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달러-원 상승 요인 점증 진단…쏠림 우려도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은 외환·국제금융 및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가 달러-원 환율의 주요 상승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A 금통위원은 "역외투자자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순매도 증가에도 환율이 상승했는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가 배경"이라며 "과거 경기회복 후 시차를 두고 진행됐던 정상화가 이번에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경기회복과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달러-원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편,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계가 앞당겨졌음에도 보유자산 축소(QT) 움직임에 더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관점이 변화하는 부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수급 측면에서도 무역거래 흑자 규모가 축소되고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확대되는 등 환율 상승 요인이 산재한 상황이다.
지난 1월 무역수지는 48억9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내며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간 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설 연휴 기간 서학개미들의 활발한 해외 주식투자로 연휴 직후 달러 매수 수요가 몰린 점도 전일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A 위원은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 관련 현물환 매입 수요도 환율 움직임과 외화유동성 상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들 투자자금의 흐름이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환율 쏠림을 우려하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당부했다.
B 금통위원은 "환율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지금처럼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전했다.
C 금통위원도 "과거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던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보유자산 축소가 같은 해에 진행되는 초유의 정책변화가 예고된 만큼, 시장의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인플레이션 전개 양상에 따라 연준의 정책 추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시장이 받는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경계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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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건전성 안심 못해…물가 불안도 가중
금통위원들은 연준의 매파적인 행보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의 국내 수급 및 자금시장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외환 건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자본유출입 가능성을 우려하는 금통위원도 있었다.
B 위원은 최근 스와프레이트가 오르며 차익거래 유인이 크게 축소됐다며 당분간 낮은 수준의 차익거래 유인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이 장기투자 성향의 공공부문 자금이지만, 차익거래 유인에 민감한 민간부문 자금의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 유출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관련 부서에 질문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단기 차익거래 목적의 채권 투자자금 유입액이 축소될 수 있지만, 전체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1년 이상 장기물에서는 차익거래 유인이 계속 유지되고 있어 자본유출입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금통위원들은 달러화 강세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만큼 물가와 실물경제의 파급효과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 금통위원은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 기조에 접어든 가운데 과거 추이를 볼 때 이 같은 기조가 2~3년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며 "달러-원 환율 상승 흐름이 외환·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물가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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