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활기를 잃었다"…레인지 장세에 실종된 포지션플레이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이 박스권 장세에 갇히면서 연초부터 시장이 활력을 잃은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기대 변화에 달러-원 환율이 상당폭 등락을 반복했음에도 장중 변동폭이 4원 이내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수급 물량만 처리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가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환시 참가자들은 8일 역외시장에서의 환율 변화를 반영한 후 역내시장에서는 위아래가 막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연초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것인지, 올해 분위기 자체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고 봐야 할 것인지 혼란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환율 등락폭만 보면 변동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설 연휴 전 달러-원 환율은 1,207원대로 고점을 높이며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연휴 이후에는 9원 넘게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고점과 저점의 차이인 장중 변동폭은 전일 대비 등락폭에 비해 제한된 수준이다.
올해 들어 평균 변동폭은 3.9원 수준으로 올해 들어 전일까지 23거래일 중 12거래일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변동폭을 기록했다.
이는 역외시장에서의 변동성을 반영하며 거래를 시작한 이후 역내시장에서의 움직임이 제한된다는 의미다.
*그림1*
◇ 박스권 장세 원인은?…상당부분 반영된 매파 연준·영향력 커진 수급
환시 전문가들은 장중 변동성이 제한되는 이유로 달러 추가 강세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급 요인을 꼽았다.
국내 설 연휴 동안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매파 행보에 동참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던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연준 인사들이 50bp 인상 가능성에 다소 부정적인 인상을 보이면서 설 연휴 이후 달러-원 환율은 다시 1,190원대로 하락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매파 기조로 돌아선 가운데 이미 시장이 연준의 연내 7회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여기서 더 이상 달러화가 추가 강세로 갈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달러-원 환율 롱 베팅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렇다고 연준의 긴축을 앞두고 쉽사리 환율 하락을 내다보기도 어렵다. 여기에 늘어난 결제수요가 환율 하단을 꾸준히 받치면서 하단도 견고한 모습이다.
지난 1월 국내 무역수지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과 동절기 높은 에너지 수요에 수입이 더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대금을 외화예금에 보유할 수 있는 수출과는 달리 결제일이 정해져 있는 수입 대금의 경우 바로 환시에서 처리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유가 급등과 늘어나는 수입 수요는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포지션 플레이 언제쯤 활발해질까…올해 만성적 박스권 우려도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연말 북 클로징 이후 시장이 활기를 잃는 부분이 있지만, 연초에도 별달리 치고 나갈 새로운 재료가 없다는 점이 전반적인 거래 활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전엔 1,190원도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1,200원 아래에서는 금세 결제수요가 들어온다"며 "1,210원대로 가기엔 달러 강세 동력이 약해졌고, 하단에서는 결제에 막혀 이 정도 레인지가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움직이는 폭이 깊으면 방향성 매매로 수익을 낼 수 있는데 밤사이 움직이고 장중에는 2~3원 레인지라 아쉽다"며 "아직 연초 분위기인지, 올해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지 딜러들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레인지에 갇힌 장세가 지속되면서 방향성 거래를 크게 가져가지 않는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플레이가 없고 양방향이 충돌하면서 레벨은 조금씩 흔들려도 레인지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을 어느 한쪽으로도 확실하게 보기 어려우니 최근에는 포지션 플레이를 크게 하는 곳을 못 봤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을 다 같이 겪다 보니 주요 통화의 상대적인 강세, 약세를 보고 거래하는 환시에서는 어느 한 방향이 지배적이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