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황 장기화 조짐…달러-원 1,200원대 거래 길어지나
  • 일시 : 2022-03-02 10:33:29
  • 우크라 전황 장기화 조짐…달러-원 1,200원대 거래 길어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강수지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긴장하고 있다.

    외환 딜러들은 2일 우크라 상황 전개에 따른 달러-원 환율의 변동을 예상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 가운데, 당분간 1,200원대 거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제재 본격화로 에너지 가격 급등이 현실화 중인 만큼 유가에 대한 달러-원의 민감도가 한층 커질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협상 타결이냐 제재 강화냐…100달러대 유가에 긴장하는 시장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하는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와 우크라 대표단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오는 2일(현지시간) 다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이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한 만큼 협상 결렬과 이후 서방의 추가 제재 가능성은 시장의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캐나다가 서방 진영 중 처음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간밤 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넘어서며 2014년 6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106달러대로 치솟았고, 브렌트유도 107달러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유가와 곡물 가격 등이 급등한 가운데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하는 모습이다.

    유가 급등이 국내에 미칠 영향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무역수지는 유가 급등에도 수출이 더 큰 폭 증가하면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이후 러시아·우크라발 영향이 시차를 두고 가시화할 우려가 크다고 토로했다.

    A은행의 딜러는 "변동성이 너무 큰 상황이라 방향성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2월 무역수지가 흑자가 났지만,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크다 보니 유가가 올라가면 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 우려를 키우며 위험회피를 심화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이번 주 들어 24bp 넘게 급락하며 1.72%대로 레벨을 낮췄다. 안전자산 선호와 더불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지만, 꼭 안도할 일만은 아니다"며 "인플레이션이 심한데 금리를 못 올리는 상황은 최악"이라고 전했다.

    ◇달러-원 환율 상단, 어디까지 열려있나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는 가운데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달러-원 환율 상단을 1,210원대 중반, 1,220원대까지도 열어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레벨 부담과 상단 네고물량, 당국 경계에 대한 학습효과 등으로 환율이 당장 1,210원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8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을 1조 원 이상 사들이는 등 자금 유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도 1,200원대에서는 지속적인 롱플레이보다는 차익실현도 빠르게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은 다만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유가 등 주요 자산 흐름과 러시아와 우크라 협상 결과 등에 주목했다.

    B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가운데 1,210원대를 앞두고는 레벨 부담과 당국 경계, 네고물량이 저항으로 작용한 학습효과 등에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이는 달러화 가치와 달러-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라며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협상 결과를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라며 "국제유가는 2분기가량의 시차를 두고 원유 순 수입국의 경상수지와 밀접한 궤적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최근 원화 약세는 에너지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배경"이라면서도 "과거 유가 상승 국면에서 신흥국 통화가치는 경상수지에 의해 차별화됐고, 한국의 수출 사이클도 지지가 되며 순환적 원화 강세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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