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쇼크'에 출렁이는 시장…국민연금 위기대응책은
  • 일시 : 2022-03-02 11:57:19
  • '푸틴 쇼크'에 출렁이는 시장…국민연금 위기대응책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아직 본격적인 위기라고 인식하지는 않고 있다. 전쟁 소식에 따라 자산 가격이 급변하지만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는 등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는 분석이 많고 보유자산 가치도 아직은 적절히 조정받는 수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졌으나 내부적으로 위기 단계라고 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상 위기는 기금이 투자한 자산의 전반적인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거나 회수가 어려운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을 가리킨다. 국민연금은 위기 발생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여러 변수를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고 있는데 우크라 침공이 위기라고까지는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연금 기금본부 관계자는 "유럽 증시가 급락하고 있지만 해외주식 중 가장 비중이 큰 미국 시장은 조정폭이 감내할 만한 수준이고 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미국 국채가격이 급등한 점도 위험자산 손실분을 일부 상쇄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운용상 총위험한도가 있고 그것의 한도 초과기간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별도 대책을 수립하거나 하는데 아직 그럴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쟁이 길어지면 대책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규정 제10조를 보면 리스크관리부문장은 위험범위에 따라 기금금융부문에 관한 총위험한도를 설정하게 돼 있다. 또 실제 위험량을 점검해 총위험한도 초과기간이 10영업일 이상 지속되면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현황과 대책이 보고돼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현황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기준 금융부문의 위험한도는 96조7천억원, 이 가운데 최대손실가능금액이 83조6천억원이다. 최대손실가능금액은 1년간의 보유기간을 가정할 때 신뢰수준 95%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액이다. 위험한도는 시장위험한도와 신용위험한도의 합으로 각각 78조3천억원과 18조4천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운용규정에서 특히 시장위험관리 조항을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보유포트폴리오로 세분화해 관리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시장위험 관리대상 자산은 주식과 금리, 환율 등이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은 모두 보유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벤치마크지수 수익률에 대비해 미달하는 괴리도가 3%포인트 이내로 관리돼야 한다. 다만 허용 괴리도엔 두 자산 간 차이가 있다.

    국내주식은 괴리도가 1%포인트를 초과하면 기금운용본부장에 이를 즉시 보고하고 1%포인트를 초과해 3영업일 이상 지속하면 5영업일 이내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돼 있다. 반면 해외주식은 괴리도가 2%포인트를 초과할 경우 이를 보고하고 그런 상태로 5영업일 이상 지속되면 1개월 이내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돼 있다. 다시 말해 국내주식은 해외주식보다 더 촘촘하게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항목은 해외채권의 전술적 투자허용범위가 상방보다 하방으로 더 넓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기금운용지침의 자산군별 투자허용범위에 따르면 해외채권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는 ±0.5%,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는 상단이 +2.0%, 하단은 -4.0%다. 총 허용범위는 상단이 +2.5%, 하단은 -4.5%다. 국내주식과 국내채권, 해외주식은 전술적 투자 허용범위 상·하단이 같은 반면 해외채권만 하단이 더 넓은 것이다. 전통자산을 제외하면 대체투자 자산도 전술적 투자허용범위가 상단은 +1.2%, 하단은 -2.2%로 하단이 더 넓다.

    SAA는 자산 규모가 일시적으로 미리 설정한 자산별 목표비중을 벗어나더라도 자산을 팔지 않고 보유할 수 있도록 용인한 한도다. TAA는 펀드매니저가 추가 수익 또는 손실이 예상될 경우 자체 판단에 따라 목표 비중을 이탈할 수 있게 허용한 범위다.

    해외채권의 TAA 범위가 상단보다 하단이 더 넓다는 것은 위기 시 해외채권 비중을 더 줄여서라도 외화를 그만큼 더 확보하라는 의미다. 즉 해외채권은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고 국민연금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해외채권의 자산배분 정도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해외채권의 비중이 목표비중보다 현저히 낮다면 그만큼 외화가 필요한 긴급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해외채권은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해외주식 등에 저가 매수의 기회가 생겼을 때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며 "위기 시엔 우선으로 외화 확보 수단의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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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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