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가 된 금융] 러 제재 충격파…서울환시, 선물환 언와인딩 등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강수지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제재에 돌입하면서 서울 외환시장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환시 참가자들은 4일 러시아 제재로 달러-원 환율 등 외환시장에 아직 직접적인 충격파는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 물량의 언와인딩(반대 매매) 등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금융기관의 파산이나, 중국 개입 등의 사태까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 경색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체 등 선물환 어쩌나…일부 기업 차질 우려
무역협회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긴급 접수한 결과 한 기업은 러시아 측의 대금 미지급으로 수출 계약을 바탕으로 체결한 선물환 계약 결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점을 토로했다.
조선업체들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파장이 생각보다 장기화하는 만큼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수금 일정이 밀린다면 회계 기준 적용을 위해 선물환 계약을 연장하거나 한다"며 "아직 그런 상황이 당면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는 일자별로 돌아오는 만기 결제와 선수금 등으로 영업활동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도 "현재는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정도"라며 "전체 수주 잔량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당장 수금이 안 되는 상황도 아니다"고 전했다.
은행의 세일즈 딜러들은 아직 업체들이 특별하게 문의를 많이 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만약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악화할 경우 조선업체들이 미리 해놓은 선물환 매도 포지션에 대한 청산(언와인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A은행의 FX 세일즈 딜러는 "환율이 최근 1,200원대로 계속 상승 시도와 하락을 반복해서 그런지 업체들이 특별히 문의가 많지는 않았다"며 "만약 약속된 기한까지 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선물환 매도 포지션에 대한 반대 청산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현물환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FX 세일즈 딜러도 "아직 구체적인 제재 시기 등 정부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업체들의 관련 문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 얼마나 있는지, 그전까지 가이드라인이 나올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C은행의 딜러는 "선물환 만기에 미수금이 발생한다면 롤오버도 가능하지만, 현 국면에서 은행이 신용을 제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언와인딩을 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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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시 러시아 은행 파산 가능성도…달러 경색 불가피
시장 참가자들은 사태의 장기화로 러시아 은행이나 러시아에 소재한 주요 은행 법인 등이 파산할 경우에는 파장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방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등 해외 자산을 일제히 동결한 만큼 러시아 금융기관이 외화를 조달할 길이 막힌 상황이다. 러시아 당국은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 중단을 명령하기도 했다.
은행의 외화 조달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파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자 지급 중단 자체가 디폴트에 해당한다. 이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결제 불이행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면서 달러 유동성 경색이 심해질 수 있다.
과거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같은 신뢰의 붕괴 사태가 재현될 수 있는 셈이다.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은행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불안감이 이미 반영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D은행의 한 딜러는 "러시아와 연관도가 높은 유럽 기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면서 "유로-달러 스와프 베이시스가 하락하는 등 달러 펀딩에도 이미 불안 조짐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국제 제재를 어기고 러시아 기관과 거래해 제재 대상이 되는 경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에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거래를 지속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중국의 위안화 국제 결제망인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해 중국과 위안화를 활용한 무역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와 거래하는 기관에 대한 2차 제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은행의 한 딜러는 "러시아 은행 제재는 국내시장까지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중국의 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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