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달러매수에 속 타는 외환당국…구두개입서 이례적 메시지
  • 일시 : 2022-03-07 13:59:31
  • 연금 달러매수에 속 타는 외환당국…구두개입서 이례적 메시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격화로 달러-원 환율이 1,220원선 위로 치솟으면서 외환당국이 전격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당국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투기적인 움직임에 대한 경고를 보내는 것 외에도, 역내 주요 수급 주체와도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규모 달러 매수로 달러-원의 급등을 가속한 국민연금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일 "최근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역외의 투기적 움직임이나 역내 시장참가자들의 과도한 불안 심리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환시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역외 투기와 역내 심리 쏠림을 지적하는 것은 통상적인 당국 구두개입 레토릭이다.

    하지만 당국은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국내 주요 외환 수급 주체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당국이 주목하는 국내 수급 주체는 국민연금인 것으로 파악된다.

    연금은 지난 4일 달러-원이 연고점을 뚫고 1,214원까지 오르며 본격적인 급등장을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딜러들에 따르면 연금은 당일 개장전 마(MAR) 시장에서 10억 달러가량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연금은 100% 환오픈 방식으로 외환전략을 수정한 이후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외환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해외 증권이나 대체투자 단행 시점에 기계적으로 현물환 달러 매수를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은 현물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편으로 개장전 MAR 시장에서 매수 방식을 주로 취한다. 하지만 마 시장에서 매도 세력과 물량이 매칭되지 않는 경우 은행과 증권사 등 시장 참가자들의 마플레이로 달러-원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물량을 떠안은 은행이나 증권사 입장에서는 MAR가 최대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이 이득인 만큼 장중 달러-원의 상승 압력을 가중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지난 4일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 만큼 최근과 같은 외환시장 불안 시기에도 환시에 대한 고려 없이 대규모 주문을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데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 연금이 대규모 달러 매수에 나서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국은 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주체들과 소통하며 수급 쏠림 완화 방안을 고민해 나갈 방침이다. 당국 한 관계자는 "연금 등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간담회 실시 등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금은 현재 허용된 한도 내에서 환헤지를 걸 수 있다. 현물환 매수 대신 스와프 시장 바이 앤드 셀 거래 등이 가능한 셈이다.

    규정상은 전체 포지션의 5% 내외에서 전술적 환헤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전술적 환헤지 포지션은 전혀 없었다.

    일각에서는 전술적 환헤지를 활용하면 높은 환율 수준에서 연금의 운용이익을 일부 확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단적으로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채권투자 달러 기준 수익률은 마이너스(-) 1.53%였지만, 달러-원 환율 상승에 힘입어 원화 기준 수익률은 7.26%를 기록했다.

    다만 연금의 환헤지 중단도 결국 과거 당국의 요청 등에 따른 결정이고, 해외투자 확대 방침이 이미 설정된 계획인 만큼 연금의 달러 매수 패턴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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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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