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 급등에 속타는 수입업체…달러 주문은 미루는 까닭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가운데 급격한 달러-원 환율 상승세에 정유사 등 수입업체의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유가 급등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수출업체와 달리 수입업체 결제는 래깅(Lagging, 미루기)이 어려운 만큼 결제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높은 환율이 불안하기만 하다.
게다가 환율이 한동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은 업체들의 급한 달러 매수 수요를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이는 다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 급등세에도 아직까지는 업체들의 주문이 평소보다 특별히 더 많지는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체들은 은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율 레벨에 대한 전망을 문의하는 가운데 단기적인 급등에 대응하기보다 상황을 좀 더 관망하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호재 없는 시장…치솟는 유가와 급등하는 달러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2.90원 오른 1,227.1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28일 종가 1,238.50원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상당 기간 환율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210원을 상향 돌파한 지 하루 만에 1,220원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이날은 1,230원 마저 넘어섰다.
이러한 환율 급등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 검토 등으로 국제유가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30달러 선을 웃돌았고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9.4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일 아시아 시장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동맹국들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유가 급등을 부추겼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가 현실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러시아 제재가 이어질 경우 유가가 300달러 이상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3차 협상도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나는 등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의회는 이르면 8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법안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에너지 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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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업체, 유가·환율 직격탄…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수출기업도 걱정
유가와 환율 급등세에 국내 기업들의 우려도 커졌다.
특히 정유사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기업은 유가와 환율 급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체들은 좀 더 관망할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 유가 상승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킨 가운데 경기 둔화는 수출 증가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에는 기업들의 환율 문의가 평소보다 많아졌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에 실제 물량 처리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은행의 FX 세일즈 딜러는 "환율이 얼마나 오를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지만, 체감상으로 거래가 많지는 않아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단기적 슈팅 이후 당국 개입도 있었고 주 후반으로 가면서 안정을 찾을 것 같지만, 현재는 뉴스를 따라 변동폭이 너무 커 좀 더 가늠해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세일즈 딜러도 "환율이 오르면 헷지 수요가 있어도 거래를 못할 수 있는 만큼 그런 부분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면서도 "평소보다 문의가 엄청 많은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상적으로는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오르면 수입업체들의 달러 매수수요가 더 많을 것 같은데 전일은 특정 산업이나 계열에서 주문이 많지는 않았다"며 "워낙 단기 급등이라 관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하락한다 해도 1,220원 아래에서는 대기 결제수요가 상당한 만큼 1,220원대 하단이 당분간 지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급한 결제는 불가피하게 처리하는 모습이지만, 환율이 급격히 오르다 보니 매수 대기가 은근히 많다"며 "1,210원대 후반이라도 내려오면 결제 처리하겠다는 곳이 있다 보니 기다릴 수 있는 곳은 좀 더 기다리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유가와 환율이 치솟으면서 이달 무역수지는 다시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던 소비자물가지수도 4%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모습이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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