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본드 포문 연 기업은행…우크라 불안 속 조달처 확대
4.1억 호주달러 발행…공모 한국물 캥거루본드 2년여만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IBK기업은행이 4억1천만 호주달러(약 3천694억 원)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IBK기업은행은 비교적 변동 폭이 작은 호주 채권시장을 찾아 조달처 다변화에 나선 모습이다.
◇ 달러채 불안감 피해 캥거루본드 주목…시장 포착 빛났다
1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이달 17일(납입일 기준) 4억1천만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2억8천500만 호주달러, 1억2천500만 호주달러 배정했다.
공모 한국물 캥거루본드가 등장한 건 2년여 만이다.
지난해 달러채 저금리 기조 등으로 이종통화 조달의 금리 경쟁력이 약화하자 캥거루본드 역시 한국물 공모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2020년 10월 우리은행이 찍은 4억 호주달러 규모의 채권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 가능성 고조 등으로 달러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IBK기업은행은 캥거루본드 시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이종통화의 경우 달러채 대비 비교적 완만하게 금리가 움직인다. 더욱이 호주의 경우 최근 글로벌 시장 불안감을 높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서 비교적 비껴가 있는 점 역시 관심을 북돋웠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로 글로벌본드 발행세가 주춤해졌던 것과 달리 캥거루본드 시장은 발행을 이어갔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난달 말께 4억5천만 호주달러 규모의 조달을 성사시켰다.
시장 분위기를 확인한 IBK기업은행은 이달 3일 맨데이트(mandate) 공표로 발행 계획을 알렸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글로벌 시장 전반이 더 출렁이기 시작했다. 국제 유가가 14년 만에 배럴당 13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채권은 물론 주식과 외환 등 각종 시장 내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호주 시장에도 불안감이 엄습했다. 캥거루본드는 물론 호주 역내 발행사조차 쉽사리 조달에 나서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시장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행히 대선 연휴 사이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며 시장이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달라진 기류를 포착한 IBK기업은행은 재빨리 조달에 나섰다. 10일 북빌딩에 나서 투자자 모집에 돌입했다.
투자자 역시 호응했다. 한국의 경우 국책은행의 꾸준한 발행으로 인지도를 높여왔던 데다, IBK기업은행의 AA급 우량 신용등급이 보수적인 캥거루본드 투자 기관을 사로잡았다.
IBK기업은행은 AA급 국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와 피치 기준 각각 Aa2, AA- 등급에 해당한다.
소셜본드(social bond)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기관을 동시에 겨냥한 점 역시 주효했다. 이에 따라 IBK기업은행은 이번 조달 자금을 사회적 사업 등에만 사용해야 한다.
◇조달 비용 경쟁력 확인…발행처 확대는 '덤'
투자 수요에 힘입어 IBK기업은행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3개월물 호주달러 스와프금리(BBSW Bank Bill Swap Rate)에 93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FXD의 쿠폰(coupon) 금리는 3.261%다.
북빌딩 당시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95bp였다. 북빌딩을 통해 2bp가량 금리를 절감한 셈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는 최근 내셔널호주은행(NAB)·웨스트팩 등 호주 주요 시중은행 벤치마크 발행사의 5년물 이론 가격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들의 경우 90bp 중후반대로 스프레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캥거루본드의 경우 달러채 대비 뉴이슈어프리미엄(NIP) 등이 비교적 크지 않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부각됐다. 호주 시장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지긴 했으나 아직까진 달러채 대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뉴이슈어프리미엄이 크지 않다는 후문이다.
캥거루본드의 경우 발행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발행 비용 자체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전체적인 조달 가격 측면의 메리트가 두드러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조달처 확대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종통화 시장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비해 호주 시장과의 접점을 늘리며 조달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IBK기업은행은 2015년 이후 7년여 만에 공모 캥거루본드 시장을 찾았다. 이번 딜은 ANZ와 MUFG 증권이 주관했다.
*그림1*
phl@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