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손태승, 같지만 다른 DLF 판결…무엇이 달랐나
  • 일시 : 2022-03-15 10:07:13
  • 함영주-손태승, 같지만 다른 DLF 판결…무엇이 달랐나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판단…지배구조법 명확성 원칙도 인정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함영주 부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과 관련된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발목이 잡혔다.

    재판부가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보다 '마련 의무'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승소 판결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다.

    ◇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초점…지배구조법 명확성 판단도 달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전일 함 부회장 등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승소 판결을 받았던 것과는 판이한 결과다. 업권에서도 이번 재판의 경우 무난하게 승소할 것이라 예상했던 만큼 판결 결과에 다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번 재판이 손 회장의 판결과 가장 다른 점은 내부통제기준과 관련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의 해석 방향이다.

    앞서 손 회장의 재판을 담당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의 경우 '준수의무'에 초점을 뒀다. 당시 재판부는 "현행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의무 위반을 이유로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피고가 법리를 오해해 법령상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처분 사유를 구성했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재판부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을 인정함과 동시에 금감원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 행위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함 부회장 등 임직원들이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며 "원고들이 지위와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 비춰 피고들이 이 사건 처분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은 없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손 회장의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가 지적한 지배구조법의 예측가능성·명확성에 대한 해석도 달랐다. 당시 재판부는 근본적으로 지배구조법과 시행령, 관련 고시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이를 정비해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는 은행권의 내부통제제도 개선 목소리와도 결을 같이 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지난해 내부통제 개선방향 특별정책 세미나에서 "은행권 내부통제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는 법령상 기준도 불명확하고 유사 선례도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명확성 원칙과 예측 기능성을 감안해 징계 측면이 아닌 제도개선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재판부는 "지배구조법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의 범위와 내용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했고, 시행령에서는 각호에 '내부통제기준에 포함돼야 하는 사항'을 정하고 금융위원회 고시에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할 수 있도록 재위임했다"며 "이러한 관계법령의 목적론적·체계적 해석에 비춰 충분히 그 범위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법령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DLF 판매액 1천837억원…라임 등 사모펀드 줄줄이 대기

    이러한 재판 결과에는 우리·하나은행의 DLF 등 사모펀드 관련 판매양상이 다소 달랐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감원이 공개한 두 은행의 DLF 검사결과 제재내용 공개안을 보면 하나은행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5월까지 DLF를 총 886건, 가입금액으로는 1천837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총 429건, 금액으로는 약 879억9천만원 및 539만 달러(약 66억원) 규모로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하나은행의 판매 규모가 훨씬 더 큰 것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DLF뿐 아니라 라임펀드·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독일헤리티지펀드·디스커버리펀드 등 11종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심의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제재심을 열고 업무일부정지 3개월·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로서, 최근 금융위로부터 신규 수탁업무 3개월 정지 조처를 받은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재판은 DLF에 대한 재판이었지만, 하나은행의 사모펀드와 관련한 정황은 언론에서 다수 다뤄지면서 많이 인지된 분위기"라며 "자세한 것은 판결문은 살펴봐야겠지만 앞으로 여타 사모펀드와 관련된 논의들도 남아 있는 만큼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했을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앞서 손 회장의 재판 결과를 통해 함영주 부회장의 재판 결과를 점쳐볼 수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손 회장의 재판에서도 우리은행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내부통제기준에 포함해야 할 '금융상품 선정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재판부가 당시 일부 사유를 인정하면서 손 회장의 2심도 마냥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며 "금감원의 항소도 그러한 배경에서 진행됐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 재판 결과도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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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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