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2년래 첫 하루 20원 폭락…묵은 악재 동시 완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17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전일대비 20원 이상 내리는 등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의 해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크라 위기 등에 롱포지션을 쌓아 온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중이다.
그동안 다른 위험통화 대비 원화의 절하폭이 컸던 만큼 되돌림도 과격한 상황이다.
◇FOMC·우크라·유가·중국…묵은 악재 동시 완화
이날 달러-원은 오후 3시 현재 전장보다 21.10원 폭락한 1,214.60원에 거래 중이다. 코로나19 위기로 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했던 2020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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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이 급락세를 타는 배경은 그동안 롱플레이를 자극했던 요인들이 한꺼번에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탓이다.
우선 지난밤 FOMC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불확실성이 줄었다. 연준이 첫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올해 남은 회의 매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형성됐다.
과거 금리 인상기의 사례를 보면 정작 금리 인상에 돌입한 이후부터는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됐다는 점도 불안감을 줄이는 요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양측의 휴전 협상 진전 기대가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디폴트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러시아 측은 채권 이자를 달러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외환 제재로 지급한 이자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우크라 사태 이후 일시적으로 배럴당 130달러 선 위로 치솟기도 했던 국제유가도 90달러대 후반에서 안정됐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입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원화를 특히 취약하게 만들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최근 불거졌던 중국 금융시장 불안도 빠르게 완화했다. 중국 정부가 시장 지원 방침과 함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자국 기업의 퇴출 문제에 대해 미 당국과 협의에 진전이 있다고 밝힌 데 힘입었다.
그동안의 불안 요인들이 한꺼번에 완화되는 만큼 그동안 환시를 지배했던 롱심리는 빠르게 힘을 잃는 모습이다.
◇쏠림 과했던 원화…되돌림도 과격
위험요인들이 완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투자가 회복세지만 원화의 강세 폭은 두드러진다.
딜러들은 원화가 그동안 다른 통화대비 약세 정도가 과했던 만큼 되돌림의 강도도 큰 것으로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원화는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지리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유로화와 맞먹는 수준의 약세를 나타냈었다.
외환당국이 달러-원 1,210원대부터 꾸준히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하며 속도를 조절했음에도 역외 중심의 롱플레이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역송금 수요 등이 원화를 밀어 올렸다.
롱포지션을 누적해 온 역외들은 전일부터 포지션을 털어내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날도 오전 중에도 매도 물량을 집중시키면서 달러-원을 밀어 내렸다.
하락이 본격화하면서는 결제 수요도 다시 물러나는 양상이라도 딜러들은 진단했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연준이나 유가 등의 위험요인이 해소됐고,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도 휴전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중이다"면서 "더 달러-원의 상승을 다시 자극할 만한 요인들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일제히 숏으로 돌아서는 양상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제도 물러나면서 이른바 '노비드' 상황처럼 달러-원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달러-원이 다시 큰 폭 반등하기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유로 등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가운데 원화만 너무 강세로 가고 있다"면서 "역외의 달러 매도에도 반등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지속 하락하면서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달러 매도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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