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손정의 제국…CDS 1년 새 3배 치솟았다
  • 일시 : 2022-03-22 09:05:19
  • '위태로운' 손정의 제국…CDS 1년 새 3배 치솟았다

    소프트뱅크그룹 순자산가치 급감…사방에서 자금 압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S는 채권이나 대출이 부도를 냈을 때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이에 대한 보험료 성격인 프리미엄이 급등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프트뱅크가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CDS 불안감 고조…내재등급도 신용도 밑돌아

    22일 연합인포맥스의 CDS/신용등급 매트릭스 화면(화면번호 2490번)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10.29bp 오른 400.19bp를 기록했다.

    소프트뱅크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년 사이 3배 넘게 폭등하고 있다. 작년 3월 18일 140.89bp를 찍으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창궐한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이달 16일 432.83bp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3월 소프트뱅크의 CDS 프리미엄은 564.21bp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이때와 비교하면 아직 거리가 있지만, 이달 최고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2016년 2월 소프트뱅크가 기록했던 최고점인 417.47bp를 넘어섰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홀딩스 인수를 앞두고 재무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CDS 프리미엄이 급등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CDS 프리미엄 급등세가 2년 전과 다른 점은 시장 환경이 그때처럼 비상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2년 전에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CDS 프리미엄이 동반 급등했던 위기 상황이었고 소프트뱅크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일본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유독 소프트뱅크의 CDS 프리미엄만 급등하는 상황이다. 일본 시장의 위기가 아니라 소프트뱅크 자체의 위기라는 뜻이다. 일본 시총 1위인 도요타자동차의 CDS 프리미엄은 2020년 3월을 제외하면 지난 5년 내 줄곧 20bp 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소프트뱅크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의 내재등급(implied ratings)도 더 떨어졌다.

    연합인포맥스의 글로벌 크레딧 차트(화면번호 2494번)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의 내재등급은 3월 들어 'B+'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초중반에는 소프트뱅크의 내재등급이 'BB'였으나 작년 하반기 'BB-'로 내려간 데 이어 올해 'B+'로 한 단계 더 떨어졌다.

    내재등급은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채권의 등급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소프트뱅크의 신용 등급을 'BB+'로 평정했는데 현재 내재등급은 이를 세 단계나 밑돌고 2020년 3월과 같은 수준이다.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신평사들은 이미 정크등급인 소프트뱅크의 신용도를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

    ◇"회사가 눈보라의 한복판에 있다"

    소프트뱅크의 위기감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발언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는 지난달 실적 발표회에서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소프트뱅크의 순자산가치(NAV)가 1조5천500억엔(약 16조원) 감소했다"며 "회사가 눈보라의 한복판에 있다"고 실토했다.

    순자산가치는 투자기업의 주식가치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시가로 나타내는 지표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는 소프트뱅크그룹이 가장 중시하는 경영지표다. 이 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증시가 휘청거리고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가운데 중국 기술기업들도 자국 규제로 타격을 입으면서 불과 석 달 사이에 급격히 나빠졌다.

    투자 지분 가치가 급락한 것뿐만 아니라 현금 흐름에 압박이 강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자회사인 ARM의 매각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310억달러에 인수한 ARM을 미국 엔비디아에 400억달러 규모로 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것이 무산되면서 당장 현금 흐름에 압박이 생긴 상황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의 재무위험을 나타내는 부채커버율(LTV)가 지난달 22%로 3개월 만에 3%포인트 상승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의 관리 목표치 25%에 근접한 수치로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부채 총액은 약 140조엔으로 연간 이자만 2천400억엔에 이른다.

    상황이 안 좋아지자 소프트뱅크는 투자 지분을 '급매'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는데 이 또한 부정적인 신호를 주는 모양새다.

    소프트뱅크가 운용하는 비전펀드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자율주행 업체 크루즈의 지분 1조1천억원어치를 GM에 매각했다. 지난 14일에는 쿠팡 지분 1조2천440억원어치도 추가로 매각했다. 작년 9월 쿠팡 지분 1조9천억원어치를 매각한 데 이은 추가 블록딜로 쿠팡 주가가 상장 1년 새 공모가 대비 반 토막이 나자 단행된 헐값 매각이었다.

    외신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손정의와 비전펀드의 스타일을 벗어난 조급한 매매"라며 "소프트뱅크가 자금 조달 위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소프트뱅크가 재무 압박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20년 말 기준 국민연금은 소프트뱅크의 지분을 약 1천8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해외주식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0.10%, 기업 내 지분율도 0.10% 수준이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 가치도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2020년 말 8천55엔에서 전날 4천961엔까지 약 40% 떨어졌다.

    인포맥스 화면번호 2490


    인포맥스 화면번호 2494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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