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그린본드로 한국물 개척…조선업 한계 뚫었다
3억 달러 규모, 산업은행 보증…친환경 부각, 업종·변동성 극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현대중공업이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데뷔전을 성사시켰다.
2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딜은 업황 변동성이 높은 조선사로서의 한계 등으로 우려가 상당했으나 무사히 발행을 마쳤다. KDB산업은행 보증과 친환경성을 부각해 업황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을 모두 극복한 모습이다.
◇공모 한국물 데뷔전, 그린본드로 투심 겨냥
현대중공업은 이달 28일(납입일 기준)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다. 21일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북빌딩(수요예측)을 마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KDB산업은행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등급을 보강했다.
현대중공업이 공모 한국물 시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사모 형태 등으로 달러채 발행에 나서긴 했으나 대부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업으로의 전환 등으로 투자 자금 수요가 상당해지자 조달처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경우 조선업 발행사가 흔치 않다. 더욱이 조선사 경우 업종에 대한 우려가 상당해 한계가 뚜렷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인베스터콜(investor calls) 형태로 진행한 비대면 로드쇼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수주 및 사업 현황 등을 소개해 조선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집중했다.
친환경성 부각으로 글로벌 기관을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2월 노르웨이 국제인증기관인 DNV로부터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관리 체계를 검증받았다. DNV는 운송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해당 산업군에 대한 인증 이력 등이 상당하다.
해당 관리체계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은 이번 채권을 그린본드(green bond)로 택했다.
최근 조선사에 대한 ESG 기준 등이 까다로워졌으나 현대중공업은 EU 텍소노미 등에 부합하는 관리 체계로 투자자들에게 친환경성에 대한 신뢰감을 부여했다.
업종 현황과 친환경성 등을 강조하자 투자자 역시 화답했다. 북빌딩 초반 비교적 주문이 느리게 쌓이기도 했지만, 발행액 이상을 확보해 무난히 조달을 성사시켰다.
KDB산업은행 보증으로 AA급 크레디트를 인정받은 점도 주효했다. 이번 채권은 KDB산업은행의 지급보증으로 보증사 신용도와 동일한 Aa2 등급(무디스 기준)을 받았다.
◇한 달 만의 달러채 재개, 경계감 완화 입증
이번 딜은 한 달여 만에 재개된 공모 달러화 한국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135일룰 등으로 최근 한국물 달러채 발행세가 멈췄으나 현대중공업은 다시 물꼬를 틔웠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올 초부터 상당한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 가능성 고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이번 조달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 내 경계감이 완화됐다는 걸 증명했다. 금리 인상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자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 등이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가산금리(스프레드) 등에서도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은 투자 수요 등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미국 5년 국채금리에 95bp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20bp가량 절감한 수치다.
통상 보증채는 보증사 크레디트물 대비 20~30bp가량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KDB산업은행 5년물 유통금리가 60bp 중반대 수준으로, 보증 및 뉴이슈어프리미엄(NIP) 등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번 채권의 쿠폰과 수익률은 모두 3.179%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HSBC, KDB산업은행,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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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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