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선진화 尹 국정과제 될까…'시장의 갑론을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정과제 선정에 돌입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확정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인수위 국정과제 검토 등의 일정이 겹친 상황에서 환시 선진화의 구체적인 사안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호했던 尹 MSCI 입장…환시 선진화 영향 촉각
23일 인수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오는 24일 업무보고에 나선다. 기재부는 환시 선진화 방안도 브리핑할 전망이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되는 것이 당국의 기대다.
환시 선진화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과도 밀접하게 연계된 사안인 만큼 인수위는 두 사안을 종합해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대선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등 다소 중립적인 견해를 표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해 "주가가 올라가면서 투자자들이 이익을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반면 통화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경제 걸림돌이 될 여지도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기축통화라든가 국제통화 단계에 이르지 못해 풀어놨을 때 통화관리가 안되면 나중에 외국인 투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수 있어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정부를 담당하게 된다면 여러 금융부처로부터 더 자세한 정보를 받고 선진국 지수로 가는 게 맞는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인수위에서 금융분야 정책을 담당할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의 경우 공직 시절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면 환시 선진화도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소극적이라면 환시 선진화에 대해서도 신중한 견해를 보일 수도 있다.
◇과속 우려도…'돌다리도 두드려야'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우리 경제의 위상에 맞게 외환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많지 않다.
다만 은행 등 금융기관 차원은 물론 전 국민의 경제활동과 직결된 환율 결정 과정에 큰 변화가 발생하는 일인 만큼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꼼꼼히 점검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분명하다.
이런 차원에서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당국의 '시간표'가 너무 촉박하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은 지난해 말 환시 선진화 방침을 공표한 이후 속도전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투자자 및 금융기관과 심층 면담을 통해 도출한 개선안을 두고 지난달부터는 국내 기관과 회의도 거의 매주 진행했다.
당국은 오는 6월 MSCI의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선정 일정에 맞추기 위해 5월까지는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위와 협의도 거쳐야 한다. 빡빡한 일정 속에 자칫 놓치는 부분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대목이다.
환시 선진화는 거래 시간의 대폭 연장과 해외기관의 은행 간 거래 참여 허용이 골자다. 특히 해외기관에 대해 현물환뿐만 아니라 스와프 등 차입 거래도 허용키로 방향을 잡으면서 원화 국제화에 버금가는 수준 변화가 예상된다.
심야 시간 거래에서 환율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국내은행이나 외은지점 등 국내 기관의 영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외은지점의 경우 굳이 국내에서의 영업을 유지할 이유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금융위기 이후 도입돼 그동안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되는 선물환포지션한도 등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해외기관에 이를 적용할 수 없는 만큼 국내기관에 역차별이 될 소지도 있는 탓이다.
해외기관의 영업 허용 범위나 국내기관 지원 방안 등을 두고 정치한 해법이 최우선으로 마련돼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당국은 시장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기관 지원 등에 대해 아직 뚜렷한 방안을 도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건전성부담금 감면 등이 거론되지만, 논의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다른 딜러도 "사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사안에 대해 아이디어가 별로 없다"면서 "회의가 열리고는 있지만, 당국 주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의 관계자는 "심야 거래를 국내 기관들이 받아내며 환율이 안정적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국민들의 경제 활동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직 고위 외환 당국자는 "이미 차액결제선물환(NDF)을 통해 얼마든지 투기적 거래를 할 수 있는데 환시 선진화로 시장이 더 불안해진다는 우려는 맞지 않아 보인다"면서 "우리보다 더 작은 경제 규모 국가도 하는 일인 만큼 원화 국제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원화 차입 레버리지를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지가 관건일 텐데 싱가포르처럼 스와프 한도를 걸거나, 실물거래가 동반되지 않은 투기적 거래에 한정해 한도를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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