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최저로 내린 엔-원…수입업체 결제 수요 덩달아 '들썩'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노요빈 기자 = 최근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내린 엔-원 환율에 힘입어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구하는 결제 수요가 늘고 있다.
일본 엔화가 가파른 약세를 지속하면서 대일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중간재 등을 수입하는 수입업체들은 대금 결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엔-원 재정환율은 장중 1.76% 급락한 980.99원에서 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4일 기록한 979.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원 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달러화를 기준으로 엔화가 원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는 뜻이다.
이처럼 원화와 비교했을 때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수급 업체 중에서 엔화 결제 수요를 처리해야 하는 수입업체의 거래가 많아지고 있다.
원화를 달러-원 시장에서 달러로 환전한 이후 달러-엔 시장에서 이를 매도해 결제 대금을 마련한다고 가정했을 때 환율 상황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일 달러-엔 환율은 장중 125선을 넘어선 이후 123.807에 장을 마감했다.
은행의 한 세일즈 딜러는 "엔화 결제 수요도 많이 나온다"며 "엔-원 환율이 워낙 저점에 있고, 달러-엔도 상당히 올라와서 결제 쪽에서 이런 타이밍을 노리는 수요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한 세일즈 딜러는 "지난주 엔-원 환율이 1,000원대가 깨지면서 엔화 결제 수요가 꾸준히 있는 모습이다"며 "(전일에는) 특별히 평소보다 많다고 느껴지진 않았지만,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흐름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였다.
최근 엔화 가치는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 차별화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사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본격 금리 인상 행보를 강화하면서 엔화가 유독 약세 폭이 컸다.
또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말까지 2.9%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 등을 밝혔다. 미 국채 금리와 함께 달러-엔 환율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전 거래일 미 10년 국채 금리는 2.46%대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2015~2016년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면서 일본과 정책금리 차이가 확대했고, 당시에 달러-엔 환율은 125.61선까지 올랐다.
그 이후에는 달러화 약세 기조가 있었지만, BOJ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등으로 상승 폭을 빠르게 확대하는 등 정책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BOJ가 지난 2016년 9월부터 YCC를 도입한 이후에 4개월여 만에 달러-엔 환율 기준으로 113선 초반에서 116선 후반까지 약 13%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엔화는 이제 미국 금리가 얼마나 올라가는지가 관건이다"며 "연준의 내년 말 목표 금리(2.9%)까지 미 10년물 금리가 30bp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면, 달러-엔 환율은 125~130엔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원 환율은 930~940원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엔저 영향은 수입업체가 아닌 수출업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격에 대한 개선감이 있다"면서도 "반대로 미국 등 해외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업체들의 경우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 금리 상승에다 유가가 계속 오르고 BOJ 총재도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하면서 달러-엔 환율이 빠르게 올랐다"며 "다만 125~126엔 선이 2012년 고점이고 일본 재무상도 급격한 변동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한 만큼 당분간 더 빠르게 오르지는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 금리가 계속 오르고 유가도 추가로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른 변수들에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림1*
sskang@yna.co.kr
ybnoh@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