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 달러화, 미 국채 수익률 역전에 약세…휴전 기대로 유로화 약진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행보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일정 부분 반영된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 역전현상까지 나타나면서다. 일본 엔화의 약세도 일단락됐다. 일본 당국은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추가 약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이어가는 등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9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22.8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23.836엔보다 0.946엔(0.76%)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8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874달러보다 0.01016달러(0.9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6.25엔을 기록, 전장 136.06엔보다 0.19엔(0.1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9.138보다 0.75% 하락한 98.39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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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의 장중 동향을 보여주는 틱차트:인포맥스 제공>
일본 엔화의 가파른 약세가 진정될 조짐을 보였다. 일본 재무성 등 외환 당국이 적극적인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다.
스즈키 수니치 일본 재무상은 '나쁜' 엔화 약세를 방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스즈키 재무상 등 일본 당국자들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그동안 일본 당국은 엔화 약세가 수출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등 엔화 약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의 가치는 급락세를 거듭했다. 달러-엔 환율이 125.095엔을 기록하는 등 2015년 이후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일본은행(BOJ)이 일본국채(JGB) 10년물 수익률을 0.25%에 묶어두기 위해 무제한 매입에 나서는 등 채권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의 강화를 선언하면서다. YCC는 특정 기물의 국채 수익률을 특정 금리 수준에 묶어두기 위해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대표적인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이다. 기준금리 인하 등 전통적인 정책 수단을 소진했을 경우에 동원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일본국채 10년물이 6년만에 최고치인 0.25%를 찍으면서 BOJ는 전날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무제한 매입을 단행했다.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제한했다. 미국채 10년물은 한때 6bp 가까이 하락한 2.4055%에 호가됐다. 하지만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은 매파적인 연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3bp이상 오른 2.3705%에 호가가 나왔다.
지난 201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때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2.391%,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2.389%에 거래됐다. 2년물과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0.2bp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출구전략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유로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다. 양측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평화협상을 종료하면서 휴전이 타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5차 평화협상이 건설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우크라이나 키이우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군사 활동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휴전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5차 협상에 나선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대한 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가 요구해온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했고, 러시아 측은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군은 회담 직후 '신뢰 강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체르니히우에 대한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위험 통화인 유로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강화된 데다 수요 감소 우려까지 불거지면서다. 중국 경제 수도인 상하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 소식은 원유 시장에서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72달러(1.6%) 하락한 배럴당 104.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분석가인 조 마님보는 "오늘 유로화는 건설적인 평화 회담, 저유가, 이번 주 유로존 경제지표가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할 기대를 바탕으로 안도 랠리를 즐겼다"고 진단했다.
오안다의 선임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위험선호 심리가 다시 회복됐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잠정적으로 중요한 전화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가 회담이 건설적이었고 휴전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외환 전략가인 의 로베르토 미알리치는 "이날 늦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한 새로운 협상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지금 관망 모드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엔화에 계속해서 부담을 줄 것"이라며 "엔화는 달러 대비 125달러 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미 연준의 매파적 입장 때문에 달러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여전히 긍정적이다"면서 "우리는 달러 인덱스가 곧 100을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분석가인 유나 파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지 않는 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1.10달러선을 안정적 지지선으로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MUFG의 통화 분석가인 리 하드만은 "지난 밤 일본 관리들의 발언이 엔화 약세 추세를 되돌릴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최근의 가파른 엔화 매도 속도를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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