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위험선호에 약세…엔화, 개입 우려 등에 초강세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이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바탕으로 유로화 등 위험 통화들은 안도랠리를 펼쳤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21.85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22.890엔보다 1.037엔(0.84%)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122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890달러보다 0.00336달러(0.30%)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5.54엔을 기록, 전장 136.25엔보다 0.71엔(0.52%)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8.397보다 0.40% 하락한 98.004를 기록했다.
위험통화로 분류된 유로화가 전날에 이어 큰 폭의 약진에 성공했다. 유로화는 전날 1% 가까인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한때 1.11613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환율 상승세는 유로화 강세를 의미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로화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평화회담에서 구체적 제안울 문서로 제시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자국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가 요구해온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했고, 러시아 측은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회담 직후 '신뢰 강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 체르니히우에 대한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 29일부터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제5차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안전 통화이면서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너무 가파른 약세를 보인 데 따른 되돌림 장세를 이어갔다. 엔화 약세 흐름에 대한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우려, 회계연도 종료에 따른 해외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일본의 회계연도가 오는 31일로 종료됨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해외자금이 일시 유입하며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매도를 촉발한 영향도 반영되고 있다.
일본 당국의 환시 개입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전격 회동한다는 소식에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1.280엔까지 내려서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즈키 수니치 일본 재무상 등 외환 당국은 전날에도 적극적인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쁜' 엔화 약세를 방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스즈키 재무상 등 일본 당국자들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의 가치는 이달초부터 급락세를 거듭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8일 한때 125.095엔을 기록하는 등 2015년 이후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일본은행(BOJ)이 초완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한 영향이 엔화 약세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됐다. BOJ는 최근 일본국채(JGB) 10년물 수익률을 0.25%에 묶어두기 위해 무제한 매입에 나서는 등 채권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을 강화했다. YCC는 특정 기물의 국채 수익률을 특정 금리 수준에 묶어두기 위해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대표적인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이다. 기준금리 인하 등 전통적인 정책 수단을 소진했을 경우에 동원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인 행보는 계속됐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필요할 경우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커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가진 연설에서 필요할 경우 5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에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이전에 올해 7회 25bp 금리 인상을 예상했으나 "나는 더 빨리 가는 것에 매우 열려 있다"라며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 수준을 고려할 때 다음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당장 그것을 약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테이블에서 제외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채 수익률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미국채 10년물은 전날 종가 대비 0.8bp 오른 2.409%에 호가된 반면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3.2bp 하락한 2.342%에 호가됐다. 수익률 곡선 역전에 따른 우려가 진어도리 기미를 보이고 있다.
수익률 역전에 대한 우려도 진정될 조짐을 보였다. 전날은 단기물 수익률이 급등한 가운데 장기물 수익률은 되레 하락하면서 지난 201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ING의 외환전략가들은 "시장은 평화 회담이 특정 결과를 가져오기 훨씬 전부터 낙관적인 입장을 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FX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거래에서 점점 더 멀어질 수 있으며 금리와 성장률 차이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따라잡기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 이 모든 것은 달러 강세를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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