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말 수급 소화한 서울환시…작년과 어떻게 다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첫 분기 말을 지낸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해 및 예년과 달라진 수급 풍경이 엿보인다.
통상 분기 말을 앞두고 출회하는 네고 물량은 작년과 비교해 그 규모를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결제 수요가 적극적으로 유입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 양상을 보였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2.50원 오른 1,212.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함께 분기 말 네고 물량이 우위를 보였지만, 점심시간 무렵 결제 수요가 하단을 강하게 받치면서 환율은 반등해 장을 마감했다.
통상 분기 말이 다가오면 수급 상황은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우위를 점하는 계절적인 특성을 보이곤 한다. 업체들은 분기 말 결산 등을 앞두고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매도해서 손익을 확정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분기 말 네고 우위의 구도는 작년의 경우 크게 약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이후에 백신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졌고, 기업들이 생산설비 증대 및 투자 활동을 크게 늘어난 탓이다.
수출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화를 다시 수입으로 재투자하면서 환시에는 네고 물량의 유입이 제한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수입액은 전년과 비교해 1분기 12%, 2분기 38%, 3분기 38%, 4분기는 39% 각각 늘어났다. 이 중에서 기계류 수입은 분기 단위로 13%, 13%, 5%, 8%씩 증가했다.
작년에는 기업경기에 대한 심리 지표도 투자에 우호적인 수준을 지속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전년 대비해 1분기 80선 중반에서 2분기 96까지 상승한 이후 90선에서 높은 평균치를 유지했다.
BSI는 기업들의 체감 심리를 반영해 신규수주나 생산, 매출, 가동률 등의 변화 방향에 대한 판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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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작년 주춤했던 네고 물량의 유입이 올해는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경기 회복 기대가 잦아들면서 기업의 투자 수요 등이 진정될 거란 이유에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작년 한 해 동안에는 분기 말과 반기 말 이벤트가 유명무실해졌다"며 "수출 실적 대비해 네고물량이 많지 않았다. 기업들이 생산라인 등을 확대하면서 미국발 수요 회복에 보조를 맞춰 수입이 같이 늘었던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올해는 작년과 조금 다르게 네고 물량은 회복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의 한 딜러는 "(전 거래일) 월말과 분기 말 네고 물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1,230원 선 위에서 매도가 많이 나왔다"며 "마지막 날에는 오히려 저가매수가 붙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네고 물량은 이번 주 초반에 많이 나왔다"며 "요새는 수출업체들이 날짜 대신 레벨을 보고 물량을 내놓는데, 이월 네고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결제 수요는 국제유가와 원자잿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분기 말에도 한층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는 지정학 불안에 따른 공급 우려가 심화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도 최근 1,210원 부근에서는 결제 수요가 공격적으로 들어오면서 달러-원 환율의 하단 지지에 나서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분기 말 네고가 좀 더 많았지만, 결제도 없지 않았다"며 "한쪽으로 수급은 쏠리지 않았고, 레벨 하락이 막히니까 결제 수요가 다시 붙는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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