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디티와 새 정부] 밀 폭등 속 '먹거리 우려'…"기업 해외농장 개발 지원해야"
영국 FT "식량값 상승, 아랍의 봄 촉발"
국내 전문가 "기업, 농장개발·유통망 확보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강보인 기자 = 4대 곡물 중 하나인 밀 가격이 치솟자 국제사회에서 먹거리 위기와 사회 불안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위기에 대응해 기업의 해외농장 개발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8일 연합인포맥스 곡물 선물 종합(화면번호 6904)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SRW 밀은 부셸(약 27.2kg)당 10.27달러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8달러대였던 밀 가격이 지난 3월 7일에 14달러선을 돌파했다가 다소 낮아진 것이다. 캐나다 TD증권은 지난해 27% 상승했던 밀 가격이 올해 22% 더 오를 것으로 봤다.
국제시장에서 밀 가격이 오른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밀 생산국이다. 러시아 남서부와 우크라이나에는 기름진 흑토 평원이 펼쳐져 있다. 미국 비료 기업 CF인더스트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과거부터 글로벌 밀 교역량의 30%가량을 수출했다"고 CNBC에 말했다.
쌀·콩·옥수수와 더불어 4대 곡물로 꼽히는 밀 가격 상승으로 국제사회에서 '식량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6일 하원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하는 밀과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이 전 세계적인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사설에서 "대부분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흑토 평원은 유럽만의 빵 바구니가 아니다. 아시아·아프리카·중동에도 중요한 공급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식량 가격이 2008년에 상승하면서 '아랍의 봄(아랍권 반정부 시위)'과 시리아 내전을 촉발했다"고 했다. 먹거리 부족이 정치적·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광범위한 식량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화면번호 8888)에 따르면 FAO 곡물가격지수는 2022년 1월에 140.6으로 상승했다. 작년 1월에는 125를, 재작년 1월에는 100.7을 가리켰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전쟁 때문에 상승했던 밀과 같은 기초식량의 가격이 지정학적 불안과 기후변화 속에서 더욱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5월에 출범할 차기 정부의 대응책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권영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인수위 회의에서 "세계 곡창지대로 불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공급이 큰 차질을 빚으며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밀가루 가격이 30%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권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식량 자급률이 매우 낮기에 글로벌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업·자원경제학 교수는 새 정부의 바람직한 행보와 관련해 "식량안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라고 말했다. 이어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정빈 교수는 인구가 많은 한국의 경우 전 국토를 농경지로 써도 자급률을 달성하지 못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농장을 개발하거나 국제 곡물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같이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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