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고물가로 日 정치권 위기감 고조"
  • 일시 : 2022-04-19 09:16:39
  • "엔저·고물가로 日 정치권 위기감 고조"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자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치권에서 위기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정부와 일본은행은 연일 엔화 약세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신문은 정부와 여당이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 식품과 일용품 가격 상승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엔화 가치가 약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환율 안정은 중요하며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15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현재 물가 상승이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면서도 "환율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정책의 구체적인 방법은 일본은행에 맡겨야 하지만 일본은행이 경제와 물가, 금융 정세를 근거로 물가 목표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물가 상승이 정권 운영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률은 4월 2%를 넘을 것으로 보이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는 여름에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소비가 정체되는 가운데 물가가 뛰면 경기는 둔화한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가솔린 보조금 연장이나 상한선 인상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요구했고 정부는 양당의 제안을 바탕으로 이달 내 방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엔저가 일본 경제에 플러스라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급속한 엔저는 마이너스'라고 말했고,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현재 상황이)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나쁜 엔저가 아닐까'라고 우려했다.

    특히 구로다 총재는 그간 엔저가 일본 경제에 플러스라고 주장해왔지만 마이너스 측면도 언급해 견해를 사실상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구로다 총재는 "엔화 약세가 1개월 만에 10엔 정도 진행됐는데 이는 상당히 급속한 환율 변동"이라며 "기업의 사업계획 책정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우 수입가격 상승을 전가할 수 없으면 수익이 감소한다"며 "섹터마다 마이너스도 있어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두개입은 곧 한계를 보였다. 18일 엔화는 한때 달러당 126엔대 후반을 기록해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다가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126엔대 전반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엔화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아 엔화 가치는 다시 126엔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19일 현재 달러당 엔화 가치는 127엔대로 추가 하락(달러-엔 환율 상승)한 상태다.

    한편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장기금리(10년물 국채 금리)가 18일 0.245%까지 상승했다며 일본은행이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일본은행의 금리 억제가 모두 의식돼 투자자금이 한층 더 달러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향도 초점이다. 스즈키 재무상과 구로다 총재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G20 합의 내용에 따라 엔저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의 이후에는 미국 재무부가 반기 환율 보고서를 공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가 있는 달러 강세를 용인하면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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