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러시아' 이중고에 한국물 조달 불패 신화 '흔들'
  • 일시 : 2022-04-20 11:34:42
  • '금리·러시아' 이중고에 한국물 조달 불패 신화 '흔들'

    미래에셋증권, 투심 위축에 발행 철회…후발주자 긴장감 고조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안전자산 입지 등을 바탕으로 조달 불패 신화를 이어갔던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리스크 속에서도 발행세를 이어갔으나 최근 변동성 여파로 결국 조달을 철회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다.

    2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전일 미래에셋증권은 달러채 발행 계획을 미뤘다. 당일 북빌딩(수요예측) 등에서 투자 수요 위축세를 확인한 결과다. 이후 후발주자들의 한국물 발행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조달 철회 이후 시장 내 긴장감이 상당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투심 위축 직격탄…발행 철회에 이목 집중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유로본드(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조달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투자 수요 위축세가 두드러진 탓에 무리하게 발행에 나서기보단 시장이 안정화된 시기를 찾아 재조달에 나서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결과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트랜치(tranche)로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을 선택하고 투자자 모집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미국 3년 국채금리에 165bp를 더한 수준을 내놓고 해당 레벨에서 아시아 투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등이 악화하면서 투자 수요 위축 기류를 피하지 못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전날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

    18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돈바스 등 동부지역에 대규모 지상 공격을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 등이 흘러나오자 시장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가 고조되자 투자자들은 더 보수적 기조로 돌아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94%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오후 IPG 대비 10bp가량 낮춘 파이널 가이던스(FPG)를 제시하고 완주 의지를 드러냈으나 수요 위축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양질의 투자 기관이 북(book)에서 이탈하자 결국 발행 철회를 결정한 모습이다.

    한국물의 경우 북빌딩 개시 후 발행을 철회한 사례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통상 국내 발행사들은 시장 분위기를 살핀 후 북빌딩 일정 자체를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북빌딩 개시 후 매크로 리스크가 급부상했다는 점에서 대응에 나설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펀더멘탈과 별개로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BBB급 크레디트물과 비교적 인기가 적은 증권사 채권이라는 부분 등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물 업계 관계자는 "75bp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는 등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투자 수요 위축세가 두드러졌다"며 "증권사의 경우 채권 시장에서 인기 있는 섹터가 아닌데다 변동성 고조로 A급과 BBB급 간 선호도가 더욱 나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달라진 분위기, 후발주자 행보 '촉각'

    한국물의 경우 수년간 저금리 호조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 등을 바탕으로 무난히 투자 수요를 확보해왔다.

    올해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매크로 리스크가 부상한 상황에서도 AA급 우량 국가 신용등급 등에 힘입어 위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선 모든 발행사가 조달을 마쳤다. 달라진 기관들의 분위기를 감지하긴 했지만, 발행 자체를 철회해야 하는 상황까진 몰리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국내 선두 증권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마저 매크로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자 한국물 시장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후 5월 초까지 줄줄이 한국물 발행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후발주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시험대에 오른 건 한국수자원공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곧바로 유로본드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공기업 지위에 힘입어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AA급 국제 신용등급을 가졌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가 부각되는 점은 강점이다.

    다만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미국 국채 3년물 금리에 115bp를 가산해 눈길을 끌었다. 유사한 만기의 한국 공기업 유통금리가 60bp 안팎을 오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조건을 설정했다는 평가다.

    한국물 시장 역시 투자 수요 위축세를 확인한 만큼 후발주자들의 조달 전략 및 시장 관찰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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