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가 보여준 한국물 '성공 방정식'…안전자산·ESG 부각
3.5억 달러 발행, 주문 20억 달러 육박…프라이싱 전략도 눈길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자원공사가 3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미국 긴축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등으로 시장이 출렁거렸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20억 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확보하는 등 남다른 인기를 끌었다.
2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의 흥행은 안전자산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특성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에 발맞춘 과감한 프라이싱(pricing) 전략으로 초반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점도 주효했다.
◇양질 기관 다잡았다…우량 크레디트, ESG 주효
한국수자원공사는 27일(납입일 기준)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다. 20일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19억 달러가량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북빌딩 초반부터 빠른 속도로 주문을 확보했다. 개시 후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10억 달러의 주문을 모은 것은 물론, 이후 주문량은 20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전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18년 이후 최고점을 찍는 등 불안감이 고조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은 미국 긴축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악화 등이 맞물려 더욱 출렁이기 시작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한 번에 금리를 75bp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러시아군의 돈바스 공격 등으로 시장 불안감이 확대됐다. 19일 달러채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미래에셋증권은 갑작스러운 매크로 리스크 부상에 발행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 등을 바탕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변동성이 고조되자 기관들은 더 안전한 AA급 우량 크레디트물로 관심을 돌렸다.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우량 자산운용사 등이 대거 북빌딩에 참여해 흥행을 뒷받침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와 S&P 기준 한국수자원공사의 국제 신용등급은 'Aa2', 'AA' 수준이다. 아시아 국가 내 AA급 신용등급이 희소하다는 점에서 한국물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친환경성 역시 투자 수요를 북돋웠다. 최근 사회적책임투자(SRI) 열풍이 거세지며 글로벌 기관들은 투자 결정 시 ESG 영향력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물'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린 워싱(green washing) 등의 논란으로부터 비껴갈 수 있었다. 최근 그린본드 발행사에 대한 환경 검증이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의 친환경성이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채권을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로 설정해 ESG 투자 기관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그린본드 관리체계(framework)를 검증받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GHG) 배출량 780만 톤을 줄이고자 움직이고 있다.
◇시장친화적 IPG, 투자자 이목 집중…금리 절감 뒷받침
한국수자원공사의 프라이싱 전략 역시 주효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미국 3년 국채금리에 115bp를 더했다. 유사한 만기의 한국 공기업 채권 유통금리가 60bp 초·중반대를 오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됐다.
최근 투자 수요 위축세가 두드러지자 IPG를 시장 친화적으로 설정해 가격 메리트를 부각한 셈이다.
기관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상당한 물량의 주문이 쌓이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스프레드를 IPG 대비 35bp 낮은 80bp까지 끌어내렸다. 이에 따른 쿠폰금리와 수익률(yield)은 각각 3.50%, 3.617%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발행사가 10~20bp가량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지불하고 있는 데다 최근 출렁이는 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딜로 2018년 이후 4년여 만에 공모 한국물 시장에 복귀했다. 조달 자금은 내달 만기도래하는 채권 차환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내달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한국물이 만기를 맞는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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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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