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연고점 임박] 무역수지도 지속 악화…고민 깊은 외환당국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40원 선을 다시 넘어서며 연고점을 넘보는 가운데 유가 상승으로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악화일로 치달으면서 외환당국의 고민도 깊어지는 중이다.
미국의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에 우리나라의 대외수지 악화라는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 압력이 가중되는 탓이다.
미국이 긴축이 이제 시작인 데다, 에너지 가격도 언제 안정될 것인지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외환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개입 시점을 타진하기도 한층 어려워졌다.
◇4월 무역수지도 적신호…적자 행진 예고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무역적자가 52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억 달러 적자보다 2배 이상 많은 적자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도 월간 적자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3월에는 20일까지 21억 달러 적자였다가 월간 기준으로도 1억 달러가량 적자로 마감했다.
연간 기준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누적 적자는 약 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8억 달러 흑자였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무역수지 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4월 들어 20일까지 원유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급증했다.
무역수지의 악화는 외환시장 수급과 직결될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역거래에 따른 달러 순매수 요인이 올해들어 현재까지 170억 달러 더 많아진 셈이다.
특히 4월 상황은 더 나쁘다. 이번 달 상장기업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이 약 10조 원가량 지급되는 탓이다.
대외 여건은 이미 달러-원 상승으로 기울어있는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부터 한 번에 50bp씩 빅스텝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대전환에 달러-엔 환율은 20여 년 만에 130엔 상황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조용한 당국…뾰족수가 없다
대내외 여건이 동시에 악화하면서 달러-원은 이날 오전 1,240원을 다시 넘었다. 연고점 1,244원에 바짝 다가선 상황이다.
당국은 지난 3월 달러-원이 1,220원 선을 넘어서자 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며 시장에 경고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달러-원의 재상승 국면에서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달러-원은 이날 1,243원까지 오르며 연고점(1,244.40원)에 바짝 다가섰다.
외환딜러들은 당국이 꾸준히 달러 매도 주문을 내놓으면서 장중 상승 폭을 관리하고는 있지만, 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공격적인 개입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내외의 달러-원 상승 여건이 언제 전환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을 큰 폭 사용하며 대응하기에 부담이 클 수 있는 탓이란 진단이 나온다.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미국 금리 인상 기조로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 우려된다면서 경제 주체들에 환헤지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내놓기도 했다.
미 긴축이 이제 시작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당국도 달러-원의 대외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일 수 있다.
달러 매도 개입으로 일시적으로 투기 심리를 억눌러도, 실수요 매수 우위 국면이 이어진다면 실탄만 낭비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원 현물환 상승뿐만 아니라 외환스와프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도 큰 폭 하락하면서 양쪽으로 달러 유동성 제공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국은 보유액을 헐지 않기 위해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해 현물환 시장에서 이를 매도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이런 패턴도 어려울 수 있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배당 역송금과 결제 등 실수요가 꾸준해 당국도 레벨보다는 장중 변동성을 관리하는 차원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유액 감소에 부담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달러-원이 1,250원 선도 넘어설 경우에는 대응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이 1,250원 선도 넘어섰던 것은 금융위기 이후엔 지난 2020년 초 코로나 위기 당시가 유일했다. 당시도 단 4일간 해당 레벨 위를 유지했던 바 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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